그저 기도 53 - 벌레 속 우주
날마다 씨름하는 바울처럼
날마다 밀고 당기는 나의 싸움은
몇가지 중력과의 다툼같습니다
죄의 중력, 근심걱정의 중력, 무기력의 중력…
짖누르고, 작게 더 작게 나를 소멸시키려는
보이지 않는 중력을 버티며 생존하려 애씁니다
가만 냅두면 인간은 망가진다고 누군가 그랬습니다
타고난 욕심과 욕정과 승부욕이 빠르게 자라
엉컹귀처럼 우리 몸과 마음을 다 덮어 버릴 것이라고.
그래서 그러지 않기를 날마다 쳐내고 다듬어야 한다고.
나 아닌 다른 이들의 안전한 생존을 위해서
나를 사랑하는 이들을 배신하지 않도록…
그러나 내게는 그런 능력이 없고 너무 위태로워
그래서 내 속에 기적이 일어나기를 빌어 봅니다.
벌레속에 우주를 담는 말도 안되는 은총의 기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