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기억 73 - '홀로서기'

아픈 가족과 살며 생기는 반짝이는 파편들

by 희망으로 김재식

만약에...


누군가가 누군가의 고통, 몸의 고통이든 영혼의 고통이든 그 끝까지를 함께 나눠주고 위로해주어 용케도 벗어나게 해줄 능력이 있다면 우리는 그 힘을 선하게만 사용할까?

죽는 날까지 변함없이 귀찮거나 생색없이 베풀어 주기는 할까? 그런 생각을 해보다가 별안간 불안이 엄습한다. 자신도 완전한 생명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남에 대해서는 그런 능력이 있다면, 혹시나 그 능력을 남을 조종하는 무서운 무기로 사용하지나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


만약에...


사용 여부를 수시로 자기의 이익이나 감정에 따라 변덕스럽게 바꾼다면? 아마 여러 사람이 수시로 상처를 받게 될 것이 너무 뻔하다. 그런 능력이 아니고도 사랑이라는(순전히 자기 기준으로) 명분으로 가족이나 남을 소유하고 가두고 폭력 행사하기를 수시로 하는 게 지천인 불완전한 인간들인데...


결론으로!


나는 감사한다. 내게 그런 능력이 없고, 남에게도 나를 조종할 그런 능력을 하늘이 기본적으로는 주지 않았다는 점을. 그리고 우리를 절대적인 약하고 변덕스러우며 외로운 홀로의 자리에 머물게하고 경험하게 하신 이유를!


확신하건데!


그래서 나는 나의 그 처절한 외로움의 자리를 경험함으로 아내도, 심지어 우리의 소생인 자녀들조차 그런 자기만의 홀로 겪는 고독이 있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동시에 그 이해를 바탕으로 나는 미움에 빠질때도 그들을 끌어 안는다. 얼마나 힘들까? 얼마나 외로울까? 그리고 그걸 견디느라 얼마나 치열하게 하늘에 매달릴까? 하는 동질감을 바탕으로.


홀로서기 – 본래 사람은 홀로 선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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