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가족과 살며 생기는 반짝이는 파편들
자꾸 질긴 고무줄이 되어가고 있었다.
날마다 참고 또 참으며 살다보니
내 안의 성품도 내 바깥의 육체도 고무줄처럼 점점 질겨진다.
말랑하고 살색 연한 느낌은 없어지고
너무 오래 이렇게 살고 싶지 않지만
추위 더위도 넘기고 밤낮도 버티다 보니
그 사이 태양아래 오래 버려진 바랜 고무줄처럼
이제는 늘어나고 줄어드는 탄력이 다 없어져 가고 있었다.
그렇게 말랑하지 못하고
참 재미없게도 마냥 질기기만 한 꼬라지로 한 세상을 버티며 사는 것을
고래힘줄 같은 인생이라고 하던가?
나도 그러고 사고 싶지 않았다.
바람 부는 대로 머릿결 날리듯 넘어가주고
비가 오나 햇빛 뜨거우나 망가지지 않고 풀잎처럼 생생하던
화장품광고에 나오는 여자배우 생기처럼 잘도 참고 싶었다.
요즘 장안의 화제가 되어
사랑을 잊고 시들해진 사람들 가슴을 설레게 하는 드라마
‘밥 잘사주는 예쁜누나’의 두 연인처럼 달콤하게 살고도 싶다.
곁의 사람들이 달라지는 얼굴빛을 보고 단박에 알아차리고
“요즘 사랑에 빠졌나봐요?” 한다는 생기있는 삶
갈대는 질긴데도 부드럽다 우아하다.
가늘어도 끊어지지 않고
무섭게 보이는 덩치가 없어도 바람에 날라 가지 않는다.
밤에도 외롭지 않게 노래를 부르고
따가운 햇살에도 쓰러지지 않고 반짝인다.
부러웠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었다.
고래 힘줄 말고 갈대처럼 살고 싶었다.
비록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고 했던가?
서러움의 날을 참고 견디면서도 바람결에 피리소리로 노래하는 우아한 갈대로!
"어떻게 좀 안될까요? 하늘에 계신 우리 주인님..."
소원보내기 – 기도는 우리 연약함과 소원을 보내는 우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