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선택에 자신이 있습니까?’
일요일 아침. 즐겨보는 SBS <동물농장>이 끝나고 같은 채널에서 하는 예능 <집사부일체> ‘최민수 편’ 재방송을 보았다. 교도소를 배경으로 멤버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장면이었다. 방송인들이 재미를 위해 말과 행동을 과장스럽게 하거나 사실관계에 약간의 초(?)를 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너의 진짜 고민을 이야기해보라”는 최민수의 말에 이승기는 한참 뜸을 들이더니 “진짜 고민”이라고 전제한 뒤 “일을 하면서 자신이 틀린 선택을 할까 봐 걱정이 된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그러자 최민수는 녹차 1잔과 (맛이 쓴) 소태 차 2잔을 따라 놓고 잔을 선택하게 했다. 이승기가 자신 있게 한 잔을 선택하자, 최민수는 “니 선택에 정말 자신이 있느냐”라고 거듭 확인했다. 이승기는 소태 차를 선택했다. 아니, 세잔 모두 소태 차였다. 이 같은 이벤트를 벌인 이유에 대해 최민수는 “이 거 아니면 저 거, 세상을 왜 이분법적으로만 봐야 하느냐”라고 반문하며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한 잔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세상에는 옳은 선택과 그른 선택만이 아닌 보이지 않는 수많은 선택들이 존재한다. 그걸 인정한다면 옳고 그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더 이상 ‘옳은 선택’에만 집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 그의 이벤트를 해석해본다.
‘당신의 선택에 자신이 있습니까?’
크고 작은 선택들의 결과가 지금의 ‘나’이다. 때로는 이 선택이 과연 옳은지, 잘못된 선택은 아닌지 두렵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내 앞에 놓인 선택지를 피할 수는 없다. 선택이라는 것은 또 다른 길을 찾아가는 여정일 뿐, 옳다 그르다로 규정할 수 없다.
네비에 목적지를 찍고 가다 보면, 네비가 안내한 길이 아닌 다른 길로 들어서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면 네비는 즉시 ‘다른 경로’를 찾아 목적지까지 안내한다. 목적지는 하나지만 길은 수없이 많다. 인생에 있어 선택이란 최종 목적지로 가기 위한 수많은 경로를 찾아내는 작업이 아닐까 싶다.
좀 돌아가는 길을 선택했다고 좌절하지 말자. 조금 늦어질 뿐 목적지를 포기한 것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