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_홀로서기

나는 지금 왜 화가 났을까

by 파랑새

출근길 버스 안에서 갑자기 화가 올라왔다. 그리고는 문자 메시지를 적어 내려갔다. 날 열 받게 한 그 인간에게 보낼 문자 메시지였다. ‘다 때려치우겠다’고 적었다. 전송을 누르기 직전 눈을 감고 생각했다. 지금 나는 왜 이렇게 화가 났을까.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출장에 이번에도 함께하지 못했다. 회사에 남아 내가 할 일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더 화가 나는 것은 회사가 아닌 스스로의 선택이라는 사실이다. 같은 직장에서 만 6년이 넘었다. 이제는 프로젝트를 내가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나는 여전히 ‘내가 빠지면 선배 혼자 힘드니까’라는 이유를 달아 망설였다. 아니, 그 보다도 ‘내가 일을 벌였다가 실패하면 어쩌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이 새로운 도전을 막고 있다는 말이 더 적확할지 모르겠다.


5년 전 선배가 “팀원으로서의 너는 훌륭하다. 이제는 너 개인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말을 해 준 적이 있다. 누군가를 보조하는 역할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말이었다. 그때부터였다. 내가 ‘교육 쇼핑’을 시작하게 된 것은. 하지만 여전히 홀로 서지 못하고 보조자의 위치에서 나를 이끌어주지 않는 선배를 원망하며 아침부터 내 안의 ‘화’를 끌어냈다. 이는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는 일상이다.


홀로서기는 나 자신에 대한 믿음에서부터 출발한다. 그 명징한 대전제를 다시 세우고 오늘 아침 불현듯 일어난 ‘화’를 토닥이며 선배에게 보낼 문자를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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