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는 이 말을 그때도 했었더라면..’
‘사장님~ 후라이드 한 마리 포장해주세요~’
치킨 포장을 주문한 후 탁자에 혼자 앉아 기다리는데 잠시 후 얼큰하게 취기가 오른 중년 남성 5~6명이 가게로 들어왔다. 금방 전까지 주문을 받았던 사장님은 화장실에 갔는지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사장님 어디 가셨나?(혼잣말)”
“잠깐 나가신 거 같은데요? 좀 전까지 계셨는데.. (오지랖)”
“손님이시죠?”
“네..”
일행 중 한 명이 나에게 가게 주인 행방을 묻고는 냉장고로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맥주를 꺼냈다. 각자의 잔이 채워지자 ‘위하여~’를 외치더니 ‘이수역 폭행사건’ 문제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잠시 후 또 다른 일행이 귀를 찌르는 목소리로 “언니야~”를 외치기 시작했다.
‘여기서 사장님과 저쪽 테이블 일행 포함 여자는 나뿐인데 혹시 지금 나 부르는 거임?’
나와 말을 섞은 일행이 사장님은 남자라고 알려주자 ‘언니야’를 애타게 찾은 그분은 나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말했다.
“보통 주문할 때 ‘언니’라고 불러서 습관적으로 그렇게 부른 거야~”
치킨집 사장님이 복귀하고 주문한 닭이 나올 때까지 20여분 간 옆 테이블의 고성이 이어졌다.
‘아니, 저 일행들은 뭐람? 저 아저씨 혼자 주구장창 그것도 시끄럽게 떠들며 옆 테이블에 피해를 주고 있는데 목소릴 좀 낮추라 한마디를 안 하네..’
포장된 닭이 나오자마자 서둘러 자리를 뜨며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눈을 흘겼다. 아마 아무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마을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고 앉아 뒤늦게 외쳤다. 속으로.
‘저기요. 교수님! 거참, 시끄럽네요. 치킨집 전세 냈습니꽈? 그리고 저는 교수님 같은 동생 둔 적이 없습니다. 아무한테나 언니라 부르지 마시라고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