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증인>..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자폐 소녀’ 지우의 질문에 답을 해보자면..

by 파랑새

정우성, 김향기 주연의 <증인>을 봤다. 멋지게 나이 먹는 정우성에 대한 팬심이 작용한 선택이었다. 배우를 떠나 인간 정우성은 현재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데 왜 최근 그의 영화는 반대 방향에 서 있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터다. 다행히도 <증인>은 배우 정우성의 ‘잘생김’과 김향기의 연기, 관객에게 던지는 감독의 메시지.. 이 3박자가 제대로 어우러져 나의 걱정을 한방에 날려버렸다.


Story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양순호(정우성)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임지우(김향기)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민변에서 이름을 날렸던 양순호 변호사는 어쩌다 대형 로펌 Lee&U에 합류하게 됐을까. 그에 대한 답은 양 변호사 아버지(박근형)에게서 찾을 수 있겠다. 양 변호사는 비록 현실과 타협했지만 ‘법조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열여섯 소년의 그 마음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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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하교를 돕던 같은 반 친구 신혜가 벌레가 잔뜩 담긴 ‘파란 음료’를 강제로 먹이려 한 장면을 목격한 양 변호사에게 지우가 물었다.

“사람 마음은 참 이상해요. 신혜는 웃는 얼굴인데 나를 이용하고, 엄마는 항상 화난 얼굴인데 나를 사랑해요. 아저씨는 대체로 웃는 얼굴인데, 나를 이용할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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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 배경은 법정이다. 양순호 변호사를 비롯, 살인 용의자의 변호를 맡은 Lee&U는 자폐를 앓고 있는 지우가 사람의 표정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지우 증언의 신빙성을 무너뜨린다.


상대의 표정을 읽지 못하는 게 지우만의 문제일까? 어릴 때는 상대의 마음을 잘 파악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많은 사람을 만날수록, 세상을 알아갈수록 누군가의 마음은 더 알아채기 어려워졌다.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나를 미워했던 친구, 나를 어려워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나를 무시하고 있었던 후배. 나를 가장 신뢰한다고 치켜세우는 직장 상사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나는 정상(?)일까?


이 영화의 명대사는 단연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이다. 이는 양순호 변호사의 열여섯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질문이기도 하다. 나를 포함한 많은 관객들이 이 질문을 받고 지우에게 답했을 것 같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내가 고를 수 있는 답은 없는 것 같아. 다만,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있을 수는 있지.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덜 이기적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나 할까?’


<증인>은 웃을 수 있고, 눈물 흘릴 수 있고, 감동받을 수 있었던 영화였다. ‘재미있다’, ‘재미없다’로만 평가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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