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사랑

by 김필필

입으로 똑딱똑딱 소리 내기를 언제부터 할 수 있었을까? 혀 끝을 입천장에 닿았다가 밀어내듯 다시 아랫니 뒤로 떨어뜨릴 때 나는 파열음과 입술을 오므려 벌렸다가 더 크게 벌렸다가 하면서 발생하는 소리가 그것이다. 입술과 혀와 입 안의 오묘한 조화로 나게 되는 똑딱똑딱 소리를 사람들은 대부분 할 수 있고, 하고 있으나 언제 어디서 어떻게 체득하였는지는 어느 누구도 자세하게 알지 못한다. 나도 그렇다. 아마도 어릴 적 언제쯤 누군가가 내는 똑딱 소리를 듣고 나 혼자 이리저리 혀와 입을 굴렸보았겠지........


소리만 듣고, 이렇게 나겠구나... 또는 저렇게 하면 되겠구나.... 궁리하고 유추하고 생각하고 고민했겠지.... 처음으로 성공했을 때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엄지손가락과 검지 손가락, 또는 사람에 따라 중지 손가락을 서로 맞부딪쳐 내는 소리는 또 어떤가.... 무엇인가 생각났을 때, 또는 간단한 리듬을 맞출 때 사용하는 아주 유용한 것, 몸이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만들어 낼 수 있는 여러 가지 소리 중 하나이지만, 못하는 사람도 많고 소리의 크기에 따라 약간의 자부심도 생길 수 있는 소리이다.


나는 왼손 엄지와 중지를 이용하여 '딱' 소리를 낼 줄 안다. 오른손은 그보다 작은 소리만 나온다. 아하~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나거나, 심심하거나, 아들에게 자랑할 때 가끔 사용하는 장기라면 장기인 '딱' 소리는 언제부터 나의 손가락에서 발생했을까..... 언제부터 낼 수 있었는지, 어디서 배웠고, 어떻게 연습하였으며, 어떤 기분이었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막상 사람들은 할 수 있는데 내가 하지 못하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그것이 몸을 이용한 것이라는 사실에 나의 몸을 이용하여 소리 내기에 도전하였을 어린 나의 모습이 궁금하다. 지금 생각하면 별 것도 아닌 것을 그때는 굉장히 심각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때는 심각했고, 지금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수많은 것들이 나의 기억 속에 부유하고 있을 것이고, 그것들이 모여 나라는 사람이 되었겠지.....


아들은 올해 6살이다. 몇 달 전에 처음으로 입을 오물오물거리면서 똑딱 소리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내가 의도를 가지고 보여준 적도 없고, 소리를 들어보라고 들려준 적도 없거니와 아들의 똑딱 소리에 관심조차 없었는데 어느 날부터 입을 움찍거리면서 소리를 만들어낸다. 처음에는 탁하고 느리고 불투명한 소리였다가 점점 입놀림의 어색함이 없어지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제법 소리를 낼 줄 알게 되었다.


아이는 다른 누구의 관심도 없는 상황에서 혼자 연습하고 몰두하고 심각했다. 하루 종일 입을 놀려대고 소리를 만들어냈다. 다른 사람들이 내는 소리와 비슷한 소리인지 비교하고 분석하고 나름대로 훈련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급기야.... 밤에 잠자는 도중에 똑딱똑딱 연습을 한다. 옆에 누워 잠을 청하던 나는 깜짝 놀랐다. 분명 잠든 아이인데 똑딱똑딱, 똑딱똑딱,... 쉴 새 없이 소리를 낸다. 너무너무 너무 귀여워 한 참을 귀 기울이고 얼굴을 들여다봤다. 아이는 꿈속에서도 연습에 몰두하는 모양이었다. 그래...... 나는 아이를 사랑한다....... 아이에 대해 모든 것이 궁금했다. 꿈속에서 일어나고 있을 그 귀엽고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것에 대해 궁금했다. 아이는 인생의 굉장히 중요한 무언가를 연습하고 몰두하고 성취하겠구나...... 그리고.... 성장하겠구나...... 엄마처럼 어른이 되겠구나.... 어른이 되면 6살 때 밤에 잠을 자면서까지 연습했던 똑딱똑딱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낼 수 있을 것이고,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관심조차 없어지겠지만..... 엄마가 기억해줄게.................. 열심히 연습하고 자면서도 소리를 냈으며 똑딱똑딱을 정확하게 소리 낼 수 있었던 어느 날 너는 어느 때보다 더 환한 미소를 지었다고.........


그리고 아들은 말했다.... 신기하다~ 연습하니까 되네........... 아이들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안다. 어른인 나보다 더 진지하고 가치 있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구나....

그리고 아이는 어젯밤 손가락으로 똑 소리를 연습했다. 꿈속에서.... 나는 또 얼굴을 들여다보고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너의 모든 것을 사랑해..... 꿈속에서조차 살아 있는 너의 열정도 사소함을 인생의 중요한 순간으로 승화시키는 너의 진지함도 아무것도 할 줄 몰랐던 너의 어린 날도 무언가가 궁금하고 하고 싶은 지금도,,, 그리고 어떤 모습일지 모르는 너의 미래도...... 모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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