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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와 B2C의 브랜딩은 달라야 한다

by 량과장

광고대행사에서 흔히 하는 실수가 있다.

B2B와 B2C 클라이언트에게 동일한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다.
결국 의사결정의 주체가 고객이므로 동일한 전략이 통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그렇지 않다.


B2B 고객이 의사결정에서 고려하는 요소들이 B2C 고객들이 고려하는 요소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B2C 마케팅에서 유효했던 감성적 메시지와 임팩트 있는 비주얼이 B2B 환경에서는 가벼워 보일 수 있다.

B2B 환경에서 의사결정자들은 대체로 감성보다는 논리, 스토리보다는 데이터를 원한다.



B2B와 B2C, 어떻게 다를까?


B2C 비즈니스의 주요 고객은 개인 소비자다.

개인 소비자들은 자신의 니즈와 원츠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감정적 만족, 개인의 취향, 즉각적인 충동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B2B는 다르다.

B2B 환경의 의사결정에는 여러 이해관계자가 인볼브 되고, 장기적 파트너십과 비즈니스 임팩트까지도 고려된다. 자칫 잘못하면 의사결정의 주체가 책임소재로 지목당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B2C 의사결정 과정

1. 개인적 니즈 인식

2. 신속한 정보 수집

3. 감정적 평가

4. 구매 결정


B2B 의사결정 과정

1. 조직적 문제 인식

2. 체계적 정보 수집

3. 단계별 검증

4. 위원회 기반 결정



Xero와 MYOB를 비교해 보자.


Xero와 MYOB는 모두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만, 완전히 다른 브랜딩 전략을 구사한다.

Xero는 소규모 비즈니스의 오너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B2C에 가까운 전략을 전개하는 반면 MYOB는 중견기업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B2B 브랜딩을 추구한다.


왜일까?

다음과 같은 차이 때문이다.



구매 주기의 차이


B2C 고객의 구매주기는 B2B 고객의 구매주기보다 짧다.

B2C 고객이 구매 결정을 내리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통상 며칠에서 몇 주 가량이다.

충동구매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한편, B2B에서 의사결정이 일어나기까지는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이 소요되고는 한다.

신중한 검토와 단계적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해서다.



위험 인식의 차이


B2C 환경에서 잘못된 의사결정은 개인적 손실로 끝난다. 최악의 경우 돈을 잃거나 실망하는 정도다.

B2B 환경에서는 다르다. 잘못된 선택이 커리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IBM을 선택했다고 해서 해고당하지는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B2B 구매자들은 안전한 선택을 선호한다.



행동경제학으로 바라보는 B2B vs B2C



권위 효과 (Authority Bias)

B2C에서는 유명인이나 인플루언서의 추천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반면, B2B에서는 업계의 전문가나 리더의 영향력이 더 큰 설득력을 갖는다. B2C에서는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 B2B에서는 공신력과 신뢰성을 강조하면 한층 더 강력한 브랜딩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CommBank의 사례
Commonwealth Bank는 개인 고객과 비즈니스 고객에게 서로 다른 전략을 활용한다. B2C 마케팅에서는 성공한 기업가들의 개인적 스토리나 라이프스타일 전문가들의 조언을 활용해 "성공한 이들이 선택한 금융 파트너"라는 메시지로 개인적 성취와 연결시키고, B2B 마케팅에서는 CFO, 회계 전문가, 업계 애널리스트들의 전문적 견해를 전면에 내세워 "금융 전문가들이 인정한 솔루션"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식이다.



심리적 회계 (Mental Accounting)

우리는 돈을 용도와 출처에 따라 다르게 인식한다, B2C에서는 "나를 위한 투자", "가족을 위한 선택" 등 감정적 가치와 연결해 개인적 만족과 즐거움을 위한 지출을 자극하고 B2B에서는 비즈니스 투자와 비용 절감의 관점에서 접근하여 "회사의 성장을 위한 필수 투자", "운영 효율성 개선" 등 합리적 판단 기준을 제시하면 의사결정에 이르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Atlassian의 사례
Atlassian은 동일한 제품을 B2C와 B2B의 관점에서 다르게 포지셔닝한다. 개인 소비자들에게는 "업무 스트레스 감소"라는 개인적 혜택을 강조해 업무의 질 향상과 개인적 성취감에 초점을 맞추고 비즈니스 고객에게는 "팀 생산성 25% 향상으로 연간 수백만 원 절약"이라는 구체적인 ROI를 제시한다. 투자 대비 수익을 명확히 보여주어 구매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현상 유지 편향 (Status Quo Bias)

B2B 환경에서는 기존의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훨씬 강하게 드러난다. 변화에 따른 위험과 비용을 더 크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B2C 환경에서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호기심이 현상 유지 편향을 상쇄할 수 있으나, B2B 환경에서는 현재 시스템이나 프로세스를 변경하는 것에 대한 강한 저항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기존 투자에 대한 매몰 비용과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우려할 수밖에 없어서다.


REA Group의 이중 전략
REA Group은 realestate.com.au를 통해 일반 소비자와 부동산 에이전트를 모두 겨냥한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집 찾기의 즐거움"을 내세우며 긍정적 기대감을 조성하고, 부동산 에이전트에게는 "기존의 업무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한다. 급격한 변화보다는 점진적 개선을 통한 안전한 혁신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B2B와 B2C 고객에게 각기 다른 메리트를 제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채널별 전략은 어떻게 달라야 할까?

웹사이트 구성

B2B 웹사이트

상세한 제품 정보와 기술 사양

사례 연구와 백서 다운로드

데모 신청과 상담 예약 기능

업계별 솔루션 페이지

ROI 계산기와 비교 도구


B2C 웹사이트

직관적인 내비게이션과 검색

매력적인 비주얼과 감성적 카피

간편한 결제와 배송 옵션

리뷰와 평점 시스템

개인화된 추천 기능



콘텐츠 마케팅

B2B 콘텐츠

업계 트렌드와 인사이트

기술적 가이드와 베스트 프랙티스

사례 연구와 성공 스토리

웨비나와 전문가 인터뷰

백서와 연구 보고서


B2C 콘텐츠

라이프스타일과 엔터테인먼트

사용법과 팁

고객 스토리와 리뷰

트렌드와 패션 정보

재미있는 비주얼 콘텐츠



소셜미디어

B2B 소셜미디어

LinkedIn 중심의 전문적 네트워킹

업계 이슈와 인사이트 공유

임원진의 사상 리더십 구축

이벤트와 웨비나 홍보

채용과 기업 문화 소개


B2C 소셜미디어

Instagram, Facebook 중심의 비주얼

브랜드 스토리와 감성적 콘텐츠

인플루언서와 협업

고객 생성 콘텐츠 활용

실시간 소통과 고객 서비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다면?


통합 브랜딩 vs 분리 브랜딩

기업이 B2B와 B2C를 모두 타깃으로 설정했다면 브랜딩 전략을 통합할지 분리할지 결정해야 한다.


통합 브랜딩의 장점

브랜드 인지도 효율성

마케팅 비용 절감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

크로스 셀링 기회


분리 브랜딩의 장점

타깃별 최적화된 메시지

시장별 포지셔닝 자유도

위험 분산 효과

전문성 강화



실무에서 적용하는 방법은?

1단계: 타깃 설정

고려사항

의사결정자는 누구인가?

구매 과정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주요 고려 요소는 무엇인가?

구매 주기와 예산 규모는?


2단계: 메시지 차별화

B2B 메시지 프레임워크

문제 정의: 조직이 직면한 구체적 과제

솔루션 제시: 기술적이고 논리적인 해결책

근거 제공: 데이터와 사례로 뒷받침

결과 예측: 정량적 성과와 ROI


B2C 메시지 프레임워크

니즈 자극: 개인적 욕구와 감정 어필

혜택 강조: 개인이 얻을 수 있는 가치

신뢰 구축: 리뷰와 추천으로 안심시키기

행동 유도: 간편한 구매와 즉시 만족


3단계: 채널 최적화

각 채널의 특성에 맞는 브랜딩 전략을 수립하되, 전체적인 일관성은 유지해야 한다.


4단계: 지속적 개선

정기적인 성과 측정과 고객 피드백을 통해 브랜딩 전략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B2B와 B2C의 마케팅은 달라야 한다. 같은 회사, 같은 제품이라도 타깃 고객에 따라 전달 방식을 달리해야 진정한 브랜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B2B에서는 신뢰와 논리를, B2C에서는 감정과 경험을 강조해 보자. 그 차이를 이해하고 각 환경에 부합하는 전략을 구사할 때 비로소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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