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떤 계기로 이렇게 바뀌었을까?
내가 확실히 늙었는갑다.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학교 선생님이 학부모와 관계에선 확실한 '갑'인줄 알고 있었으니...
내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전이었으니, 20년도 훨씬 넘었을 때 일이었다. 어느 초등학교 학부모가 기자인 나에게 교사의 체벌 관련 제보를 해왔다. 아이의 같은 반 친구가 교사에게 맞았다면서 몸에 멍이 든 사진을 보여주었다. 맞은 학생의 학부모와도 잘 아는 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보자인 자신이 드러나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그런데, 그 제보자는 안기부(현 국정원) 조정관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안기부의 위세가 살아있을 때였다. 안기부 요원이 경남도청에도 공식 출입을 할 때였으니까.
그때 생각했었다. '안기부 요원도 자기 아이를 맡긴 학교 선생님한텐 저렇게 몸을 사리는구나. 아이 맡긴 죄인이 학부모로구나'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런데 지금은 세상이 완전히 바뀐 모양이다. 서울 서초구에선 학부모가 갑이고 교사는 을이라는. 그때와 지금, 과연 무슨 시대의 변화가 있었을까? 교육학자나 사회학자들의 분석이 심히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