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휘웅 Jun 29. 2019

주류거래질서 관련 고시 연기 이후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국회의원과 청문회가 무섭기는 무서운가보다. 국세청장 청문회에서 유승민 의원이 주세 관련 언급을 하고 난 뒤에 후보자가 유보적 입장을 밝힌 덕분에 2019년 6월 28일자로 현재 시행령은 연기되었다. 시기가 도와주고 국회의원 보좌관실에서도 관련 이슈를 조사한 덕분에 이 이슈가 공정거래위원회 관할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니냐 하는 이야기가 나왔고 이번 연기가 발표되었다. 우선 얼마전 내가 올렸던 글을 한 번 상기해본다.

내가 단언한 것은 국세청이 시행을 연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었는데, 어떤 형태로든 일단 연기가 된 것은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번에 공고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출처: 국세청 보도자료 홈페이지

이전에도 보았겠지만 청문회 등이 졸속으로 이루어졌고, 언론 보도가 많이 나와서 영향을 미친 것은 맞으나, 이 조처가 연기되도록 한 결정적인 것은 청문회에서의 질문이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정부부처나 공무원은 국회의원을 가장 힘들어 하고, 국회의원은 여론과 언론을 가장 두려워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번 문구를 잘 살펴보자. 정부에서는 단어 하나 고르는 데 있어서도 허투루 하는 적은 절대 없다. 게다가 굵은 단어는 반드시 눈여겨 보아야 한다. 


나는 이전 글에서도 이번 조처에 승자도, 패자도 없다고 이야기 했는데, 연기가 되었다 한들 좋아할 일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1. 관련부처: 이 단어가 가장 중요하다. 관련부처는 청문회 과정에서 언급된 공정거래위원회다. 여기가 어떤 부처인가? 경제검찰이라 할 정도로 더 무서운 곳이다. 국세청은 과징금이나 벌금을 매겨 돈으로 징벌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개입하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수 있는 사법경찰권이 있다. 개 피하려다 호랑이 만나는 꼴이 나올 수도 있다.

2. 단체: 어떤 단체가 이번 조처에 영향을 줄지 모르겠지만, 국세청과 가까운 단체가 계속 영향을 줄 것이다. 수입와인, 수입주류 관련 협회들이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팔은 안으로 굽는다. 국세청은 세금도 중요하지만 국내 사업자들의 이익에 좀 더눈을 기울일 것이다. 물건을 수입하여 세금을 많이 내는 것도 애국이기는 하나, 물건이 수입산이라는 것에는 변화가 없다.

3. 수집된 의견: 아마 별도의 공청회를 거치기는 하겠으나, 주류업계의 활동에 좀 더 제약이 가해질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사실 지금 유통 환경이 정상적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잘 없을터이니 말이다. 어떤 물건이든 수입해서 적정 에누리(마진)를 남기고 장사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인데, 지금의 수익구조나 시장의 구성이 정상적인 구조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 의견은 일관되어 있는데, 어떤 경우든 수입사들이 내부적으로 회계 및 재고에 대한 데이터를 명확하게 해두지 않으면 앞으로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유예되었다고 이 이슈가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간략하게 생각해보자. 국세청의 담당 과에서는 이 이슈를 검토하고 당장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에 들어갈 것이다. 한 번 국회의원이든 청문회에서 나온 주제는 중점과제로 올라가서 지속적으로 관리된다. 그렇기 때문에 수입와인업계에서는 내부적인 의견을 통일되게 빨리 정리해야 한다. 어떤 일이 일어난 뒤에 대응책을 만든다는 것은 이미 늦었다는 뜻이다. 국세청은 세금을 정확하게 걷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하게 걷을 수 있는 과세표준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려는 것이고 그 중심에 유통거래 질서 등이 나올 것이다.


앞서 고시된 내용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되면 추가되거나 보완되어 재고시 되겠으나, 시간의 유예기간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1년이라 해도 1년은 금방 간다.) 금품 등 수수 금지 등의 고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소관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럴 경우 금품 수수 등이 되면 배임이나 뇌물 수수 등 죄가 더 커지는 경우도 될 수 있다. 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무섭고, 사법경찰권 역시 대단히 무섭다.


바라건대, 이번 연기에 박수를 치거나 안도하기 보다는, 이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왔으니 어떤 대응책을 만들 것인지 서둘러 의견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통일된 의견, 혹은 실질적인 합리적 대응책(모두를 만족시키지는 못하나, 최대는 만족시킬 수 있는) 의견이 나와야 할 것이다. 그 것이 나도 살고 모두도 살아남는 지름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만감과 공명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