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후라이가 없는 볶음밥은
나에게 있어 계란후라이가 올라간 볶음밥은 일종의 오마주다. 주머니가 가볍던 대학교 시절, 학교앞 중국집 대가호는 대부분 조미료를 팍팍 넣고, 당근만 썰어넣었으나 옆에 짜장과 계란후라이를 꼭 주었다. 짜장은 논외이기는 하지만 "우마미"라는 MSG를 듬뿍 넣고 믿을 수 없는 가격, 1,500원에 가벼운 주머니의 배를 채워주었던 그 중국집에 대한 추억은 여전하다.
서울로 올라온 뒤, 계속 계란후라이 중국집을 탐방했는데, 삼성동의 중국집(이름이 기억 안남)이 하나 있었고, 마포의 외백, 그리고 드디어 내가 원하는 타입의 계란후라이 볶음밥이 나타났다. 아, 일일향도 있구나. 여하튼 계란 후라이가 아니라 계란을 스크램블 해서 올리는 중화 볶음밥은 내게 있어 모욕(?)같은 것이자 계란의 성스러움(?)을 외면하는 처사다...
앞 뒤 거두절미 하고, 남정네 셋이서 이만큼 먹었다.
Chateau des Jacques Fleurie 2014
dry red 피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말로 좋은 딸기, 체리 계열의 캐릭터가 전해진다. 가메이의 품종에 선입관을 갖고 있다면 반드시 샤토 데 자크를 마셔볼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입 안에서 섬세하면서도 기분 좋은 체리, 베리류의 질감, 안정감 있으면서 우아한 산도에 이르기 까지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다. 명주는 명주다.
Brigalada Amarone della Valpolicella DOCG Cavolo 2012
dry red 진득하고 몸집 두툼하며 블루베리, 블랙베리 계열의 힘이 잘 전해지는 와인이다. 산도는 낮은 편이며, 달콤함과 응집력이 대단히 좋다. 약간의 계피, 쌉싸래한 보디감이 함께 와인 전체를 감싸면서 멋진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색상도 진한 루비색인데 아직도 어린 느낌이 많이 든다.
Taittainger Champagne Brut Reserve NV
dry Sparkling 아주아주 오래전, 15년 전에 나에게 나쁜 추억을 주었으나, 이 와인이 주는 매력은 드라이함과 그 사이에서 오는 오묘한 쌉싸래함과 미네랄 느낌, 그에 덧붙여서 전달되는 기분 좋은 기포의 향연이라 할 수 있다. 입 안에서 촉촉하게 감기는 집중력과 미네랄 느낌은 마시는 이에게 식욕을 돋게 한다. 색상은 밝고 맑은 노란 빛, 기포의 질감도 좋다.
Ultimate Cotes de Provence 2018
dry rose 가볍고 기분 좋은 로제 색상, 약간의 오렌지 느낌도 돌고 있다. 무겁지 않으며 드라이한 산도에 약간의 타닌 느낌이 들지만 과하지 않다. 이 와인은 신선하며 기분 좋은 복숭아, 살구 계열의 터치가 잘 전달되는데, 무겁지 않으면서도 매끈하다. 앉은뱅이 술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마시면서 부지불식간에 기분이 서서히 좋아질 것이다.
#콜키지프리 #볶음밥 #신사역맛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