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봄 포도원 여행
2019년 포르투갈 여행을 마지막으로 팬데믹이 터졌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여행을 갈 수 없었죠. 2023년이 되어서 다시금 여행을 갈 수 있게 되었고, 여러 계획을 짜서 포도원과 접촉, 2주에 가까운 기간동안 이탈리아-스위스-프랑스를 다녀왔습니다.
이제 그 이야기를 살짝 풀어볼까 합니다. 백문이 볼여일견, 사진과 설명에 글자는 최소로.
이동중인 곳은 몬탈치노(시에나 인근)에 있는 포도원, 파라디소 디 카쿠치 입니다.
몬탈치노는 유명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의 주산지입니다. 이 곳은 규정이 매우 엄격하고, 포도밭의 소유 역시 동네에서 물려밭는 방식, 동네 사람이 포도밭을 소유해야 인정된다 합니다. 매우 폐쇄적인 마을이지만 인정적이고 조용합니다. 주변의 테루아는 키안티나 다른 지역에 비해 구릉성 산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일조량을 보여줍니다.
로마에서 몬탈치노로 가기 위해서는 중간에 그로세토라는 곳을 경유하는데, 이 지역도 와인 산지이고 마렘마 지역의 핵심입니다. 상대적으로 평지에 밭들이 많습니다. 이 지역은 베르나차, 베르멘티노, 그로세토 같은 화이트 품종을 많이 재배합니다.
그로세토에 비해 몬탈치노의 테루아는 좀 더 메마른 토양입니다. 배수가 잘 되고 건조하니 당연히 포도에는 가혹하지만 더 응집력 있는 포도를 만들어 냅니다. 가는 길에 반피, 알테시노, 콜도르시아 같은 기라성 같은 몬탈치노 포도원들의 밭이 즐비합니다.
몬탈치노 성은 중세에 시에나나 피렌체와 같은 토스카나 내의 전략도시중 하나입니다. 위치도 산 꼭대기에 있어서 요새라고 볼 수 있으며, 침입도 아주 어려운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진입 도로도 매우 구불구불합니다.
이제 목적지인 파라디소 디 카쿠치로 이동합니다. 엄청나게 가파른 경사로를 타고 내려가면 저렇게 표지가 있습니다. 비포장 도로르 타고 들어가야 해요.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저기 앞에 포도원의 주인인 마리우스씨가 보이네요.
작지만 매우 깔끔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숙소로 1위를 꼽자면 단연코 이곳을 꼽습니다.
실제로 가서 보면 정말로 깨끗하고도 정갈한 인테리어, 편안한 구조, 조용함 등 가면 2~3일 정도 머물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이 주변 포도밭은 비욘디 산띠가 처음 포도품종을 개량하던 지역이라고 합니다. 이 근처에 약 10개의 포도밭이 있는데 이 밭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면 1800년대 말에 개량 작업을 하던 포도밭들이 있다고 합니다.
심은지 얼마 안된 포도나무입니다. 줄기가 가늘지만 그래도 저게 심은지 오래된 것입니다. 상단에 보면 이제 서서히 포도송이가 되려는 아이들이 보이죠.
이곳은 전반적으로 점토질과 자갈이 섞인 지형입니다. 몬탈치노 남쪽의 모래 느낌이나 건조한 토양과는 약간 다릅니다. 그래서 이 집의 와인은 좀 더 묵직하고 진득한 느낌이 납니다. 포도 자체에 영양분이 많이 전해지죠. 밭의 경작은 최근의 트렌드에 맞게 한쪽은 갈고, 한쪽은 잡초나 다른 유기물 역할을 하는 풀들을 심어서 자연친화적으로 관리합니다.
이처럼 큰 오크통에서 숙성합니다. 대개 오크의 느낌이 배어나게 하는 것이 오크의 역할이라 생각하지만, 이 곳 포도원들은 큰 오크통을 통해서 오크의 영향이 최소화 되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포도 자체의 맛을 살려주는 것이죠.
포도원을 다 돌아보았으니 이제는 시음으로 넘어가야겠죠?
(to be continued)
specially thanks to Marius.
참고로 이탈리아 포도원 중 이처럼 숙박이 가능한 곳이 많습니다. 이 곳 역시 예약을 통해 숙박이 가능하며, 비용 지불시 시음 등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포도원마다 정책이 상이하니 이에 대해서는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