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일은 그때 가서 생각하고...
짝다리를 짚고 서 있을 때가 편하다.
허리춤에 양손을 올리고 있어야 더 안정된다.
언제부터인가 바른 자세는 오히려 불편하다.
삐뚤게 서 있는 게 더 내 몸답다.
무릎에서, 허리에서 소리가 난다.
젊음이란 건 내 몸 어딜 봐도 찾기 힘들다.
예전에는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어른들이 흔했다.
지금은 평균수명이 늘었다 해도,
무릎 아프고 허리 굽는 건 다 똑같다.
육·칠십 년대에는 삶이 팍팍했다.
그러나 돌아가실 때는 자손들과 인사를 나누고 갔다.
마지막 길을 자손들이 막아서며,
굽은 길마다 힘들다 하여 노제를 지내며 모셨다.
혼백을 들고 돌아오는 길, 혹 길을 잃을까 싶어
목 놓아 곡을 하며 그 길을 인도했다.
이제는 다르다.
병원으로 나가는 길이 곧 마지막이다.
생각 없이 내디딘 걸음이
요단강을 건너는 길일 줄 몰랐다.
알았더라면, 고개 돌려
내 흔적을 한 번쯤 보고가지 않았겠나.
그게 아쉽다.
몸은 세월을 아는데
마음은 세월을 모른다.
마음은 여전히 스물여덟의 청춘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