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이곳에, 우리 안에 있을지도
“이 제품은 경쟁사의 제품보다 더 프리미엄 제품으로 포지셔닝하고 가격은 이전보다 20% 정도 인상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
“맞아요. 이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베스트셀링 제품으로 먼저 검증이 된 걸요. 틀림없이 이 제품의 가격 프리미엄은 고객들이 무리 없이 받아들일 겁니다.”
회의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신제품의 가격 인상안에 동의를 하는 것 같고 일사천리로 다음 단계로 진행이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여기서 내가 조금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찬 물을 확 끼얹을 수도 있고, 이 가격을 제안한 상품 마케팅 담당자를 당혹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다른 의견을 제시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릴 수도 있을 텐데… 나의 마음은 왜 이렇게 편하지가 않을까? 속으로 복잡한 생각이 실타래처럼 엉키고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에 입술이 바짝 말라 내 앞에 놓인 물을 계속 마시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과연 나의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었을까?
건너편에 앉은 동료와 눈이 마주쳤는데 어쩐지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짧은 시선의 교감 때문인지 이내 용기가 났다. 그래서 어렵게 입을 떼었다.
”저 너무 늦은 것 같긴 한데 잠시 제 생각을 말씀드려도 될까요? “
순간 회의실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로 향하고 순간 정적이 흘렀다. 1초…2초… 침묵을 깨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희 팀에서 이 시제품을 가지고 우리 회사의 젊은 직원들 중 아이가 1~2명 있는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내부직원이라는 점에서 외부 고객 리서치 자료로서의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해서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겠지만 유의미한 메시지가 하나 있었는데 이 제품이 4인 가족이 이용하기에 사이즈가 좀 작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제품은 아이가 없는 부부 또는 싱글, 그리고 오히려 자녀를 출가시킨 5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해서 프리미엄 제품이 아닌 가성비 중심의 가격을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부서 내 의견이 있었습니다. 적절한 회의체에 보고를 할 기회를 놓쳐서 여기서 공유드립니다. 혹시 이 부분에 대해서 재논의를 해서 전략을 재검토하는 것은 어떨까요? “
고개를 끄덕이는 이도 있었고 시계를 보면서 회의를 왜 지연시키는가 하고 따가운 눈총을 보내는 이도 있었다. 어쨌든 의사결정은 론칭 전략을 리드하는 팀과 리더십에 의해 이루어질 테니 우리의 의견이 받아들여질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출시 후 후회하는 것보다는 지금 말하길 잘했다고 속이 시원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회의를 마치고 나의 리더가 나를 따로 불렀다. “김 차장, 오늘 회의에서 그렇게 갑자기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앞으로 그 제품 관련 회의는 나 혼자 들어갈 테니 김 차장은 들어오지 마.”
‘엥? 내가 뭘 잘못했지?’ ‘이게 그렇게 이 부장님을 화나게 할 만한 잘못이었나?’ ‘나는 앞으로 그 신제품을 현장에서 판매하는 판촉활동을 담당할 사람인데, 내가 그 회의에서 배제되는 것은 너무 부당하지 않은가?’
상사의 감정적인 반응에 짧게 ”네. 잘 알겠습니다. 이해했습니다 “ 하고 사무적으로 대답을 하고 나왔지만 나 또한 얼굴이 불같이 달아오르고 화가 났다. 동료들과 커피를 마시면서 내가 얼마나 황당한 지 열받았는지, 이 부장에게 서운한 마음을 마구 쏟아놓았다. 동료들도 “김 차장, 잊어버려. 이 부장이 좀 심했네” 하며 가벼운 동조 또는 공감을 해 주거나 “김 차장, 왜 그랬어? 우리는 그냥 결정된 대로 팔면 되는 일개미야… 말단 직원 주제에 뭘 그리 대단한 열정으로 의견을 제시해? 이거 우리 개인사업도 아닌데 적당히 해” 하며 자조적인 의견을 보태기도 하였다. 우리의 대화는 이렇게 오고 같지만 우리는 그날 내가 혼났던 이유, 또는 더 개선이 필요했던 점에 대해서 본질을 보지 못하고 그렇게 수많은 고단한 직장생활의 한 페이지로 그날을 접어 두었다.
그러나 그날 이후 수년이 흐르고 내가 리더가 되어 조직의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 응당 의견을 제시하고 또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을 때 나는 비로소 그날의 잘못이 무엇이었는지, 그날의 대화가 어떻게 달라졌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깨닫게 되었다.
이제라도 깨닫고 타인들에게 나눠줄 수 있어 다행이다.
그 사건을 새로운 시각으로 돌아보니 리더와 팀원의 각자 관점에서 중요한 개선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하나는 리더의 관점에서는 조직에서 나와 다른 (또는 조직 구성원의 다수와 다른)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이다.
다른 하나는 팀원의 관점에서 리더와 또는 다수와 다른 나의 의견을 어떻게 개진할 것인가이다.
먼저 리더의 관점을 살펴보기 위해서 하나의 질문을 해 보자.
“당신의 조직에서는 당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의견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가? ”
대단한 비즈니스 이슈를 이야기하지 않아도 팀 내 분위기와 조직 문화 또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예를 들어볼 수 있다.
만약 당신의 어린아이가 아파서, 혹시 미리 예약해 둔 친구와의 뮤지컬 공연 관람 약속 때문에 연말 송년 회식에 참석할 수 없다고 팀장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능한가? 편하게 있는 그대로 이야기할 수 있는가?
어떤 조직에서는 리더가 팀원을 향해 ’ 일 년에 한 번뿐인 송년회에 참석을 못 할 정도로 당신의 집에는 아이를 돌봐줄 남편이나 친정어머니와 같은 다른 가족은 없는지?‘ 의아해하거나 ’ 요즘 20대는 이기적이야‘라고 하면서 ’ 정말 요즘 애들은 ㅉㅉ‘ 하면서 혀를 찰 수도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조직에서는 ’ 일보다 가정이 우선이지. 아이가 아픈데 당연히 엄마가 가서 돌봐줘야지.‘ 하면서 어서 들어가라고 물어주고 귀가 후 아이의 상태가 심각하지는 않은지 카톡을 보내줄 수 도 있으며, ‘아이코 우리가 미리미리 일정을 잡아서 조금 더 직원들의 스케줄을 확인했으면 어땠을까? ’ 하고 배려의 마음을 먹기도 할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와 직장에서는 사람들이 저마다 자연스럽게 조직(공동체)의 목표나 가치와 개인의 가치 사이에서 각자 고민과 선택을 하도록 허용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서서히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를 먼저 받아들이는 조직들은 조금씩 개인의 선택과 가치, 삶의 우선순위 등을 배려하고 수용하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다양성과 포용성‘이라는 단어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우리 조직의 이야기를 잠깐 나눠보면,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에, 글로벌 회장님께서 우리 회사와 조직은 이제 다양성과 포용성을 수용할 뿐만 아니라 존중하는 조직으로 나아가겠다고 선언을 하셨다. 그 이후에 실제 리더들은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우리의 업무와 소통에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공부하고 체계화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놀랍게도 이러한 변화는 우리 회사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국내의 다국적 기업들, 그리고 국내 토종 기업 중에서도 동시 다발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양한 형태로 서로 다른 회사들이 모이고 사내에서도 전사적으로 다양한 부서가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왜 이들이 이러한 다양성과 포용성을 추구하게 되었을까?
이 질문은 회식에 참석할 것인가에 대한 개인의 의사나 상황에 대한 존중이상의 훨씬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것은 많은 조직들이 변화하는 시대와 고객의 니즈와 행동을 읽어내고 더 나아가 미래의 변화를 주도하기 위한 열쇠, 아주 중요한 핵심 요소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 시대의 많은 조직들은 아직 구글이나 아마존이나 애플이 아니지만 그들과 같이 되고자 한다. 그들 안에 공통점이 있으니 ”혁신“하는 기업이고 따라가지 않고 변화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자들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혁신은 어디서 올까?
창조적 사고 능력으로 유명한 학자 에드워드 드 보노 (Edward de Bono)에 따르면 ’ 혁신은 수평적 사고(Lateral Thinking)‘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수평적 사고는 무엇일까? 수직적 사고는 기존의 상식과 규범에 따라 가로로 사고하는 것을 말하고 수평적 사고는 기존의 상식적 사고를 180도 전환하여 비상식을 상식처럼 생각하며, 새로운 발상을 하는 사고를 말한다고 한다. 상식과 규범을 넘어서는 새로운 발상을 하는 사고?
세상과 기술의 발달, 고객의 생활과 행동이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놀랍게 펼쳐지는 이 시대에 많은 기업들과 리더들이 얻고자 하는 혁신이 기존의 것이 아닌 뜻밖의 아이디어, 팀의 다수의 의견이 아닌 소수의 의견을 귀담아들을 때 가능하다고 말하는 이것이 놀랍지 않은가?.
우리 회사에 스티브 잡스 같은 유능한 전문 경영인을 들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직원들이, 사원이든 대리이든, 부장이든 상무이든, 아니면 공장이나 서비스 부서의 스태프이든 누구에게나 지금 우리가 당면한 하나의 문제를 돌파하고 고객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정답의 실마리를 가지고 있으니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놀라운 발견을 이해하고 수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많은 기업들과 사회가 말이다.
이러한 생각의 변화를 직함을 떼고 서로를 OO님이라고 부르는 직접적인 호칭으로 실행한 기업도 있고, 조직 내 자발적인 스터디나 부서 업무 외 자유 프로젝트를 장려하여 직원들 개개인의 역량을 밖으로 끌어내도록 돕는 기업도 있었다.
그러나 본질은 하나라고 보인다. “나의 생각이 틀릴 수 있다”. 내가 아무리 리더이고, 이 업계에서 경험과 지식이 많아도 지금 현재 조직 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팀이 나누고 있는 대화에서는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다수의 의견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그 유연함 그리고 나와 다른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열린 마음과 자세인 것 같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에게 요구되는, 결국 더 나은 성과를 내고자 하고 더 많은 고객을 얻고자 하는 오늘날의 조직의 리더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그리고 변화된 역할은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다움’을 존중받으며, 자신만의 ‘의견과 목소리’를 내어도 좋을 심리적인 안정감과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유퀴즈“ 프로그램의 제작 비하인드 이야기를 접한 적이 있다. 매주 새로운 게스트를 모시고 그들의 스토리를 발굴하여 매번 새로운 장소에서 오래도록 새로움을 유지하는 이 장수 프로그램 뒤에 수십여 명의 스태프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은 자주 같이 먹고 자주 같이 놀면서 수다를 많이 떤다고 한다. 수다를 떨다가 자연스레 나오는 아이디어들이 그 프로그램의 독창성의 시작이 된다고 한다. 얼마나 신선했던지?
그 무렵 나는 비교적 젊은 리더로서 직원들과 생애 주기가 비슷해서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이 되면 직원들과의 커피 타임에서 남편 이야기, 주말에 아이들과 놀았던 이야기들을 자연스레 허물없이 하며 숨을 고르는 정기적인 시간을 갖고 있었다. 여기서 생애 주기를 굳이 언급함은 그전에 나의 팀장들은 나보다 나이가 상당히 많았고 대부분 자녀가 장성한 아버지들이 많았다. 그들과 팀원들은 라이프 스타일이 다르고 공감대를 찾기가 쉽지가 않았다. 각자 서로 전혀 다른 주말을 보내고 온터라 월요일 팀미팅은 공적이고 딱딱하거나 팀장님의 메시지를 들으며 받아 적었던 기억들이 많았던 것이다. 그런데 우리 팀은 그저 앉기만 하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았다. 주말에 아이들과 놀러 갔던 이야기, 부모님을 돌보느라 분주했던 이야기, 짬을 내어 공연을 보았던 이야기 등 수다를 그렇게 많이 떨었고, 수다를 마칠 즈음에 그래도 내가 팀장인데 월요일 팀미팅이 이렇게 가벼워도 되는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유퀴즈 이야기를 듣고 나서 ‘아하 이게 바로 우리들의 자연스러운 아이디에이션 시간이구나, 의도적이지도 자의적이지도 않았으며, 굳이 순서를 갖춘 그런 모임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든 할 수 있는 그런 모임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 이후 우리는 그 모임을 더욱 즐겼고 그 모임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도출해 내는 그런 시간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가끔은 직원들이 ‘부장님, 혹시 이런 의견도 나눠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바보 같을 수도 있는데… ’하며 망설이곤 했다. 그때 팀장인 나도, 그리고 옆에 다른 직원도 “그럼요. 말해도 돼요. 말하면 안 되는 의견은 없습니다.” 하며 격려해 주었다. 그렇게 한 사람이 용기를 내면 또 다른 사람이 용기를 내고 하면서 점점 더 미팅과 조직은 활발한 아이디에이션을 통해 혁신으로 나아가는 필수적이고 중요한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 것 같다.
이제 팀원의 관점에서 리더와 또는 다수와 다른 나의 의견을 어떻게 개진할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내가 김 차장이었을 때 혼났던 이유는 나의 소통 방식이 다른 사람들을 놀라게 하거나 당황하게 했다는 것 점인 것 같다. 물론 감정적으로 혼났던 것은 불쾌하기 짝이 없었으나, 내가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다른 사람들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방법은 좀 더 사려 깊고 철두철미해야 했었다.
내가 리더가 되고 나서 아주 정확하게 인지한 부분이 있다. 회사(영리를 추구하는)는 시민운동 단체나 동호회와는 다르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조직 문화가 유연하고 다양성과 포용성이 충만한 곳이라고 하더라도 최종 의사 결정과 비즈니스의 방향은 회사가 이윤을 내고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내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종 결정은 개인들의 가치와 모순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결정에 모두가 만족하지 않을 수도 있고 실제 그렇다. 그러나 결정이 어느 방향으로든 내려지면 구성원은 모두 개인의 목소리를 이제 다시 접고 조직이 결정한 전략과 방향에 모두 최선을 다해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최종 의사 결정 전에 더 치열하게 서로 다른 의견과 대안을 충분히 검토하고 적시에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노력이 구성원 모두에게 필요하다.
나는 너무 늦게 의견을 내었고, 의견을 내기 전에 리더와 충분한 논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가졌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 과정을 생략하고 갑자기 불쑥 적절치 않은 때에 내 의견을 제시하면서 나의 조직 사랑을 몰라준다고 하는 것은 오만이었다. 그런 태도는 리더들이 기대하는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팀원으로서의 구성원은 의사 결정 전에 충분히 의견을 개진하고 의사 결정이 이루어진 후에는 개인의 가치와 상충되거나 원하지 않는 업무를 해야 한다고 해도 그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경우에는 회사가 이윤을 추구하는 방식이 비도덕적이거나 개인적인 신념과 상충되어 도저히 업무에 몰입할 수 없다면 이직을 하거나 그 자리를 떠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충분히 고민하여 조직의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하는 나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조직의 의사결정에 반영할 수 있는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있을까? 모든 의견이 수용되거나 실행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지만 많은 시도와 실패 속에서 성공해서 새로운 제안이 조직에 받아들여진 개인적 경험을 나누고 싶다.
첫째, 처음엔 거절당할 것을 작정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의견이 꼭 한 번에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것은 대단한 착각이다.
아이가 와서 원하는 것에 대한 허락을 물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엄마, 이거 해도 돼요? 이거 먹어도 돼요?” “안 돼, 오늘은 참자” 하고 거절을 하면 아이는 못 받아들이고 화를 낸다. 해도 되냐고 물었으면 엄마가 할 수 있는 대답은 “예스” 나 “노”이다. 질문을 하고 허락을 구했던 아이는 “노”를 받을 준비도 했다면 그렇게 화를 내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이런 실수를 많이 했었다. 의견을 제시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돌아와서 자리에 앉으며 실망하고 화를 내면서 “역시 이 회사는 이래서 안돼. 우리 팀장님은 보수적이야”. 이랬다. 지금 돌아보니 얼마나 오만하고 잘못된 반응인가? 리더는 나의 의견을 이제 처음 들었다. 방금 나의 제안을 들은 상대방이 거부감이나 의구심을 가질 수 있는 거리와 공간도 주지 않았다면 얼마나 무례한 일방적인 소통인가? 그리고 너무나 빠른 결론에 이른 오류도 있다. 그가 아직 나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은 것은 즉시 반대나 거절일 수도 있지만 생각해 볼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 거절했다고 해도 그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라는 법이 어디 있을까?
둘째, 재도전하고 반복적으로 소통한다. 그것도 방법을 다양하게 해서 아군을 더 만들어서 해야 한다. 애덤 그랜트의 저서 『오리지널스』에서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수용되기 위해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소통이 중요하다고 한다. 특히,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 한 번의 시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여러 번에 걸쳐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아이디어의 수용 가능성을 높이고, 조직 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처음에는 리더와 걸어가거나 식사를 할 때 어떤 문제에 대해 이런 방법을 적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얼마 더 있다가 그 주장이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는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시 한번 “혹시 기억하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얼마 전에 드린 제안은 이런 문제 때문에 드렸던 것입니다. 이런 방안을 실행한다면 이 문제를 조금 더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렇게 제안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시간이 좀 더 흐른 후 리더가 비슷한 문제를 다시 지적할 때 “그럼 제가 지난번에 제안한 아이디어를 아주 심플하게 정리하고 TFT로 자발적인 직원 참여를 통해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 파일럿으로 한 번 해 볼까요?”라고 물으면서 조금 열린 틈을 통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길 시도한다. 리더 입장에서 해결안이 팀을 새로 꾸려야 하거나, 정책을 바꿔야 하거나 1억의 예산을 새로 마련해야 하는 안이라면 그 누가 쉽게 결정을 할 수 있겠는가? 파일럿으로 작게 즉시 해 보면서 효과에 대해서 업데이트하면서 리더가 제안을 수용하고 더 적극적인 지지를 할 수 있는 시간과 근거를 마련해 가는 것이다. 바로 리더가 내 제안을 수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여기에서 주변인의 응원을 얻는 것도 매우 효과적이다. 동료 부서장들에게 ”제가 부사장님께 이런 제안을 드렸는데 이 제안을 시행하면 저희 팀뿐만 아니라 A부서와 B부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하여 지원군을 얻고 나서 다시 모두 함께 의사결정하는 회의에 들어가면 다른 부서장들도 “저도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하고 지원 사격을 해 주기 때문이다.
글을 정리하자니 혁신으로 나아가는 조직의 소통은 리더에게나 팀원에게나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닌 듯하다. 그러나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회사는 사람들의 상호 작용을 통해 리더와 멤버와 동료들이 함께 시너지를 내고 갈등을 잘 해결할 때 가장 적은 비용을 들이면서 최고의 성과를 내게 된다. 또한 구성원이 매일 일터에서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발현하고 존중받는다면 행복감이 높아지고 건강을 잃지 않으며 더 나은 퍼포먼스를 낼 것이기 때문이다. 리더도 노력하고 팀원도 노력해야 한다. 노력이라 함은 시도하고 반복하고 연습하는 것이다. 지치지 말고 시도해 보자. 당신의 독창적인 생각이 당신의 조직에 혁신을 가져올 수 도 있을 테니 말이다. Never give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