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좋아했던 노래가 있다.
"스무 살 너의 이야기"라는 장난감의 노래였다.
공감이라는 단어로 이런 무드에 빠져 폼을 잡았던 것 같다.
로미오와 쥴리엣 또는 줄리엣의 슬픈 사랑이, 애절한 사랑만이 진정한 사랑이라 생각했던 시절~
혼자 영화 보는 걸 좋아한다고 말해야 해서
실제 혼자 영화를 보러 가곤 했다.
그래야 타자와 내가 구분되는 유일성 같은 그럴듯함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해야 내가 누군가에게 더 관심을 받거나 그럴듯한 존재로 인식되는 기대 말이다.
고등학교 때는 잘 읽지도 않는 시집을 가방에 넣고 다녔다.
어디서 본 건지 내가 생각한 건지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폼 잡는 짓인 것 같은 행위를 하고 다녔다.
진정 내가 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 건지?
나는 어떻게 죽고 싶은 건지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에 남들이 좋아할 어떤 그럴듯함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
남의 기쁨이, 남의 희열이 마치 내 희열인 것 같은 다른 이의 삶을 여태 살아온 것 같은 오늘이다.
오늘 희열의 상태가
예전 추억의 상태마저 희석시킨다 생각하진 않는다.
다만 내 삶의 진정한 희열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오늘이다.
ps
힘들어도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는 인간이 조금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