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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창한오후 Apr 03. 2019

세 시간 운동과 간단한 독후감

김훈 작가님 공터에서

어제는 종일 바쁘더니 오늘은 일정이 한가하다.
일은 하려는 만큼 만들 수 있지만
운동을 하고 싶었다.


오전 11시.
서둘러 향한 체육관.
편의점에 들려
걸치는 점심시간 동안 허기지지 않으려
초콜릿 한 개와 전자레인지에 뎁힌 우유를 마신 것은 지금 생각해도 잘한 듯. ㅎ





먹는 조절이 늘 실패라
무거워진 몸은 러닝을 힘들어한다.
아직 한 시간 이내로 밀 러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나를 안도케 했지만
10킬로 달리는 게 만만치는 않았지.

어마어마한 땀 잔치.
이마에 두른 버프 하나로 10킬로 러닝을 버티었는데
이미 그것은 물그릇에서 바로 꺼낸 듯 더 이상 흡수가 불가능했으나

그 자리에 있는 것으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실내 러닝은 다 달린 뒤에도 몸 열기를 식히는 한참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제 웨이트 장갑을 낀다.
팔목을 감는 긴 줄을 돌리는데
왼쪽과 오른쪽 것을 반대로 꼈다가 다시 바꾸기를 수 년째.
별거 아님에도 관찰력이 없거나 무신경한 게 심하다 싶어

지난번에서야 팔 바깥으로 감는 방향으로 인지했다.

오늘은 헷갈리지 않았다.

체육관을 한번 다녀가면 이삼일을 앓는다.
뭐 조금씩 하는데도 그러는 거 보면
많이 부족해서 그러는 거니 싶다.

할 줄 아는 것 위주로 그 많은 장비는 다 활용하지 못한다.
체계 없는 횟수와 세트.
한 가지 할 만큼 했다 치면 다른 것으로 넘어가는데
스퀏 다리를 하다가 벤치를 하고
이두를 하다가 딥스를 했고
데드리프트를 하다가 어깨 운동을..
순서가 뒤죽이다.

윗몸 일으켜기로 복근 조금 하고 저기 저걸 하면서 쉬었다 다시 해야지 했지만
한번 지나면 다시 안 하게 되는 걸 경험으로 안다.
그렇다고 하던걸 더 하진 않았다.

힘들면 다른 쪽으로 쉽게 넘어가며 건성 운동이 돼버린다.  

점점 PT의 욕구가 커져간다.
그 비용이 얼마야? 하는 마음은 이러다가 곧 넘어설듯하다.



운동을 끝나고 돌아온 사무실
부족해 보였던 흉근 안쪽 키우는 운동법을 유튜브를 통해 배운다.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자세를 몇 번 허우적거리곤 다음 운동 목록에 넣어두었다.
아직은 유튜브 선생님을 개인코치로 모시고 산다.


오늘은
빌렸던 책 한 권.

들고만 다니던 것을
15일 대여기간 넘어 5일 연체를 하고
간신히 읽어 끝내고 반납할 수 있었다.

벌칙은 앞으로 5일간 책을 빌릴 수 없는 건데

읽고 싶은 책이 없어도

막상 못 빌리게 되면 신경이 은근히 쓰인다.



김훈 작가의 공터에서...


아버지에서 아들로 이어지는 지난한 가족 대물림을 보면서

내 아버지에 삶이 생각났고,
내 아들이 살아갈 녹녹지 않을 세상이 그려졌다.

주인공 마차세..

그가 결혼하는 박상희의 아버지인

장인은 예비 사위가
증(證)이 있거나 줄이 라도 있어야지 하며
못마땅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그는 결혼한 신부로 인해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내려오는

굴레나 속박에서 빗겨 나는 모습을 보였다.

사랑하는 내 안사람으로 인해 아버지로부터 내려온 다람쥐 챗바퀴 같은

까르마에서 벗어난듯한  스스로를 비춰볼 수 있었다.


어디 숨을 데 없는 천륜의 면면함도
함께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방향으로 이끌릴 때

그나마 궤도는 미각부터 벌려트릴 수 있는가 보다.


작가 김훈 님은 이미 남겼던
독후감 -칼의 노래-를 통해 써 놨지만
지독한 동어반복 문체.

 

이번에도 글을 읽는 내게 어떤 영감을 불어넣어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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