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창한오후 Aug 01. 2016

찜통 같은 날씨 만두 되는 날

여의나루에서 가양대교 러닝

일요일 아침 6: 30

모이는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조금이라도 덜 더울 때 미리 달릴 계획은 웬걸. 

여의도 주차장에서 차문을 여는 순간 만두 삶을 준비를 하는 찜통처럼 달아오르기 시작이다. 

주섬주섬 신발 갈아 신고 챙기는데 저쪽에 먼저 주차한 동생이 모임 장소로 걸어 가는 것이 보이고, 

친구 라이프윤도 일찍 도착해 있었다. 


다 같이 따라 하는 스트레칭이 좋은 점은 평소에 혼자 할 때 몰라서 못하던 방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인데  

런지가 좋았어. 


대오를 갖춰 천천히 달려 나간다. 

처음이라 몸은 뻑뻑해도 발걸음은 잘도 나간다. 

잔뜩 찌푸린 하늘은 간간히 한두 방울을 시작한다.

우중주라고 말 좀 하려니까 뿌리던 것을 멈추었다.  

'이런! 습도만 잔뜩 높여 놓고 말이야...' 


코스는 반환점을 8km 지점으로 돌아오는 16km런.. 

출발할 때 물 한 모금 먹은 거 빼고, 무급 수로 10km를 달리니 목이 탄다. 

중간 급수가 간간히 있기는 하지만 가양대교에서 돌아오는 길은 합수부까지 가야만 했다. 


정말 많은 러너들과 파이팅 인사를 하며 달리는데 저쪽에서 걸어오던 모르는 아저씨께 

"힘내세요"라고 인사한 지 얼마 안돼 나도 걷고야 말았다. 

잠시 뒤 다시 달렸지만 638, 700, 730 페이스가 되며 걷는 거리는 길어지고 달리는 거리는 짧아진다.


너무도 느린 주자가 앞질러 가길래 힘을 내어 쫒아 가 본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 의문이 드는데


'내가 지친 걸까? 아니면 지쳤다고 생각을 해서 힘든 걸까!'

정확한 구분을 하지 못하겠는데.. 


사는 것도 

내가 지쳤다고 생각해서 지친 건가? 달리면 달려지는 건데.. 

똑같구나!


러닝 복장이라 돈 한 푼 없이 한강변 휴게소들을 지나치는데 

평소 먹고 싶지 않던 시원한 콜라를 마시고 싶었다. 

급수대(최근에 외운 영어단어 Water fountain ㅎㅎ)에서 뜨듯 미지근한 물로 갈증을 축일수밖에 없었지.


"이따가 시원한 콜라 큰 거 사서 마음껏 마실 거야!"


거의 다 도착한 골인지점 근처에서 친구가 사진을 찍어준다. 

힘을 내어 다시 달리고 있었기에 다행이지. ㅋ


코난님이 얼려온 생수 한 병을 단숨에 마시고

리오가 사 온 이온음료 벌컥 마셨다.
여의나루 인공 시냇물가에 풍덩하니 소름 돋을 정도로 시원한데 그리 좋을 수가 없더군... 

물론 콜라 생각은 이미 저 넘어 안드로메다로 슝~!!!!!


매거진의 이전글 수요일 아침 러닝 모임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