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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창한오후 Jul 27. 2016

수요일 아침 러닝 모임에서

마라톤을 매일매일 사랑합니다.

날씨 예보에 따라 빗속을 달리는 우중주를 기대했지만 땀으로만 호올딱 젖었습니다. ㅎ

아침 5시 15분 친구 맨발님한테 전화. 

"어디야?"

"다 왔어.. 인천대공원 입구 들어갈 거야"

"ㅎ 으응 ㅎㅎ"


"왜?"
"아니.. 아니야 어서 와"


모이는 시간은 05:20

아리님과 맨발님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

요새 아침 달리기 모임 시간에 지각을 좀 했던 바.. 

'이런 신뢰를 잃은 것이군 큼큼' ㅋ 




동이 터오는 어둑한 아침.. 뻑뻑한 몸을 각자 스트레칭으로 풀면서... 속사포 같은 대화가 이어집니다. 

뭐 대화의 내용이야.. 동호회 회원들 이야기.. 

밤새 잠자며 아껴졌던 말을 하느라 바쁩니다 바빠요. ㅋㅋ


대충 몸이 풀어지자 맨발님은

"달리면서 수다 떨자~" ㅋㅋㅋ


토요일 밤새 해피레그 울트라 50km를 완주한 대단한 뇨자 아리님과 같은 대회 작년보다 30분 기록이 늦다는 맨발님..

이런 엄청난 울트라 멤버들과 함께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리 길지 않은 어두운 숲 터널을 나오니 마치 스위치로 불을 켠 듯 반짝 밝아졌네요. 


달리는 내내 이 얘기 저 얘기..ㅎ

아리님은 두 남자의 유치한 대화에 제동을 겁니다. 

"기승전 여자 이야기잖아?" ㅋㅋ


사실 사십 대 중반 남자라고 해도 맨날 하는 게 그런 거지 뭐 어쩌겄어요. 
1. 여자 이야기

2. 돈 버는 이야기..(요건 러닝 때보단 술자리에서 많이 하지만)

3. 싸움 이야기


아마 여자들은 정치 빼고 모든 주제로 수다를 떤다 하죠? 


아줌마 아저씨들이라 처녀 총각 때 입에 올리지도 못하던

야한 이야기도 별 거리낌 없이 좀 하고..ㅋ 




아침에 비가 안 옴에 많이들 서운 하셨쎄요?

비 맞고 달리는 맛이 참 좋은데 말이죠.

그럼 그렇지.. 약수터 물 뜨러 오신 아저씨... 기상청 슈퍼컴 비싸게 사고 예보 하나도 못 맞춘다며 욕도 같이해 주시고. ㅋㅋ 




에너지가 팍팍 넘치는 파란셔츠 맨발님 표정을 좀 보세요. 멋지지 않나요?

이 분은 이제 달리지 못한다면 폐인이 될 것 같다는 자기고백을 했습니다. 

중독상태가 말기 직전쯤 되는 거 같아요. ^^b


아리님 얼굴도 뭔가 더 관리받은듯한 좋은 혈색입니다. 

요새 업무가 조금 한가해졌다고 하는데 울트라 달린 뒤 첫 풀이 러닝을 했네요. 


그렇게 각자 다 다르게 사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이 아침의 러닝이 좋습니다. 



그나저나 맨발님이 했나?.. 아리님이 이야기했는지 모르겠는데

"오후가 말을 잘한다"는 그 표현 

간간히 들어왔던 말이긴 한데 유달리 오늘은 생각이 조금 더 들더군요. 


말을 잘 한다라... 

이게 재미있게 잘 한다는 건지.. 말이 많다는 건지.. 스스로를 객관화할 수 없어서 알 길이 없네요. 

그냥 술자리에서 말하기 좋아할 뿐인데 말이죠. 

그걸 살려서 말하는 직업으로 갔어야 하였으려나.. 꺄우뚱~orz




 








12km 달리고 마무리 셀카 한 장 남긴 채 총총 헤어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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