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에서 잠을 잤다. 아빠 옆에 엄마, 엄마 옆에 큰아들이 나란히 누워 잤다. 나는 큰아들이다. 언제나 그렇듯 엄마랑 아빠는 새벽부터 바쁘다. 아들이 좋아하는 계란 프라이도 만들고 오뎅이라 부르던 어묵을 넣고 찌게도 만든다. 오늘 새벽엔 매콤한 닭볶음탕을 만든 모양이다.
나는 부엌에서 들리는 달그락 소리, 엄마 아빠가 방에 들락날락하는 소리를 들으며 잠을 자고 있었다. 해가 중천에 떴는지 창밖이 훤하게 밝아 있었던 모양이다. 내 머리밭에 앉아있던 엄마가 아빠 베개로 내 눈을 가리면서,
"눈 부싱게 이걸로 개려." 하신다.
한 참이 지나 잠결에 게슴츠레 눈을 뜨고 엄마를 바라봤다. 엄마는 안방 문 앞에 새우등을 하고 누워있었다. 나는 엄마에게,
"왜 거깄댜." 하며 거친 말투로 핀잔을 퍼부었다. 엄마는 이불속에 발을 넣으며 내가 알 수 없는 말을 내뱉는데,
"엄마는 발만 글드라. 따순디다가 이렇게 느믄 괜찮어."
좌우당간, 엄마는 항상 괜찮다 한다. 자식새끼 뜨슨 밥 주고, 찬밥 드시면서 찬밥이 좋다 하신다. 엄마는 거짓말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