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짐

by 김선태

1학년 입학 때부터 관심을 갖고 상담을 해오던 학생이 내 생각과 정 반대 방향으로 진로를 결정했다. 조금 서운해서 인지 힘이 빠지고 날씨는 더욱 더워졌다. 그렇게 멍하니 창문을 바라보다가,


'그래, 실력 있는 선생, 좋은 선생 말고, 필요한 선생이 되자고 다짐했었지.'


학생에게 부족한 것을 가르치고 이야기해 주던 그 순간순간들이 마치 좋은 선생이 되고자 노력했던 순간으로 느껴졌다. 차분하게 내 갈길을 가야 하겠다, 하고 며칠이 지났다. 그리고 비가 오던 날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실력 있는 사람, 좋은 사람, 필요한 사람 중 어떤 사람이 더 기억되는 사람일까? 실력보다는 좋은 사람으로 살고자 했는데 요즘 드는 생각엔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비 오는 날, 막걸리에 좋은 안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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