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미안하다

by 김선태

아들에게 사주었던 책을 넘겨받아 읽기 시작했다. 아들은 가슴에 와닿은 문장에 형광펜으로 표시를 해 놓았다. 그래서 그런지 아들 생각을 엿보는 것 같아 재밌기도 한데, 갑자기 마주한 형광펜 글귀는 느낌이 묘하다.

-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인간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말을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표현으로 길게 하는 사람이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중에 가슴이 뜨끔한 사람이 있을까? 나는 전혀 뜨끔하지 않았다. 쪼끔 따끔했다. 좌우당간 자식에게도 아내에게도 학생에게도 입을 닫고 지갑을 열어야 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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