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머리 굴욕

by 김선태

너무너무 행복해서 출발하기 전 사진한방 박았다. 좌청룡 우백호가 부럽지 않았다. 자전거 핸들 왼편엔 통닭, 오른편엔 편의점 캔맥주가 주렁주렁 열려있었다. 세상 그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재벌도 대통령도 그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내와 새끼들을 생각하니 더욱 행복했다. 그렇게 행복한 밤이 지나 오늘은 토요일.

머리를 깎기 위해서 아내와 미용실에 다녀왔다. 내 머리를 깎기 시작한 미용실 아주머니에게 아내가 말을 건넸다. 이미 답을 알고 있는 듯한 질문을 확인하듯 물어본다. 참고로 나는 약한 곱슬머리다. 아내는 내 머릿결에 약간의 불만이 있었나 보다.


“곱슬머리를 펼 수는 없지요?”

“없어요.”


단호한 답변에 아내가 체념한 듯 말끝을 흐립니다. “그렇지요.......” 그리고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나는 솔찬히 어이가 없었다. 한마디도 안 하고 멍하니 앉아만 있었다. 그때였다. 미용실 아주머니가 내 머리를 싹둑싹둑 자르며 한 마디를 하는데.......


“다시 태어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네요”

"......."

ChatGPT Image 2025년 6월 15일 오전 09_41_18.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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