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괜찮다고 한다
며칠, 아니 일주일 정도 전부터 오른쪽 위 어금니가 아파왔다. 혀만 닿여도 뿌리까지 아린 느낌이 지속되어 치과를 가게 되었다. 파노라마 사진도 찍고 치과 의자에 누워 X-ray도 여러 장 찍어보았다. “어떻게 아파요?, 어느 쪽 치아예요?, 조금 흔들리기는 하는데.., 교정 끝난지는 얼마나 됐어요?” 등에 답변하며 진료를 보았다. 다른 사람들보다 내가 잇몸에 있는 근육이 좁은 편이라고 한다. 그거 때문에 치아가 힘을 잘 못 받아서 아팠던 걸까.. 그냥 가만히 이만 다물려고 닿여도 통증이 계속됐는데 하필 이날은 그 전날보다 덜 아프기도 하였고 통증도 줄어들었다.
이어 원장님께서 지금 사진 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하시면서 뭘 입에 넣으며 깨물어 보라고 하더니 압력을 많이 받는 어금니 쪽을 다듬어주셨다. 그러고는 좀 지켜보다가 또 아프면 다시 와달라고 하시며 진료는 끝났다. 며칠 참으면 없어질 줄 알고 참았다가 간 거였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니.. 이상했다. 입천장 여기저기 잇몸이 부어서 양치할 때도 아팠는데.. 여하튼 내 치아상태는 괜찮다고 한다. 다행이지 뭐.
사람마다 주기는 다르겠지만 가끔 심적으로 가라앉을 때가 있을 것이다. 감기약처럼 이럴 때도 부담 없이 병원에 가서 진료와 처방을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마다의 걱정과 불안으로 하루하루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그런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약. 불안한 하루를 지내느라 오늘도 고생했다고. 지친 마음 때문에 얼굴은 표정을 잃고 총명하던 눈빛은 바람에 꺼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이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약.
안타깝게도 이런 증상에 처방전을 내려주는 곳은 없다. 그렇기에 이러한 감정을 더욱 외면하면 안 되는 것이기도 하다. 자신을 챙기는 건 자신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자신의 감정에 더욱 충실하고 솔직하게 다가가 보자. 고민을 덜어내다 보면 그럼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하게 되고, 그럼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는 결론이 나올 것이다. 그럼 한층 안정된 기분이 들 것이다. 선물 받았던 책 이름이 생각난다. <몸과 마음을 산뜻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보자. 자신의 아픔과 고민을 보살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