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원희 Jun 27. 2017

배려하는 말 습관

두 번 생각하고 천천히 말해야겠다...

우연히 문대통령의 메시지에서 말의 힘을 생각하게 되었다.


며칠 전 아침에 나는 강경화 장관 임명과 관련한 TV를 보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코멘트를 유심하게 보게 되었다.(요즘은 TV 자막이 나오기 때문에 듣는 것이 아니라 보게 된다) 그리고 출근하고 난 뒤, 나는 그와 관련되는 기사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샅샅히 뒤졌으나 관련 내용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인터넷에는 강장관 임명시 대통령이 강장관에게 주문한 내용과 강경화장관 임명을 반대해 온 야당의 반응과 앞으로의 협치전망을 다룬 기사 일색이었지만 내가 주의 깊게 들었던 두 문장을 발견하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하나의 문장은, 문대통령께서 하신 말씀 중에 "외교부에는 능력있는 엘리트들도 지나치게 외무고시 선후배 중심으로 좀 이렇게 폐쇄적인 구조, 이렇게 돼 있는 게 외교역량이 더 커지지 못하는…"이라고 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 문장을 접하면서 나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 나였으면  "외교부에는 능력있는 엘리트들도 지나치게 외무고시 선후배 중심으로 좀 이렇게 폐쇄적인 구조, 이렇게 돼 있는 게 외교역량이 부족한 원인이 되고 있다"라고 했을 가능성이 높다. 차이점이 눈에 띄지 않는다면 우리가 외교부 직원의 입장이었다고 생각해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후자는 현재를 문제 있는 상황으로 보았지만, 전자의 발언에는 지금도 외교역량이 커지만 더 커지지 못하는 원인으로 설명을 함으로써 구성원들에게 현재도 잘하고 있지만 더 잘하자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렇게 비슷한 말 한 마디가 완전히 다른 메시지로 바뀐다. 또 하나 주목한 문장은 “외교부 공무원들 개혁대상 아냐…개혁주체 돼야”란 메시지였다. 


조직 생활을 하다보면 늘 변화의 상황 앞에 놓이게 된다.

그러한 변화 앞에 어떤 사람은 저항 만 하다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받아들이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그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즐기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세상은 후자와 같은 사람들에 의해 조금씩 발전해 간다고 믿는다. 문대통령은 외교부 직원들을 개혁대상으로 본 것이 아니라 개혁주체로 본다면서 함께 변해 가자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즉 함께 주도적으로 더 잘하자고 당부한 것이다. 


이런 메시지들은 문대통령이 직접 전달한 것인지 아니면 보좌관들의 도움으로 준비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새로운 정부의 개혁 속에서 막연한 불안 속에 놓여있는 구성원들에 대한 메시지 하나에도 구성원의 입장을 잘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같은 표현이라도 어떤 상황에서 하느냐에 따라 상대는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다음과 같은 예도 있다.


나는 지금까지 그때 상황 만 생각하면 상대에 대해 죄송하고 미안한 감정을 떠올린다.

당시 나는 한 교회에 출석하고 있었는데 담당 목사님은 여러가지 면에서 참 존경받을 만한 분이었지만 어려운 목회를 하시면서 사회통념상 적정한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지인들과의 만남에서 우리 목사님은 이렇게 훌륭하신 분인데도 150만원 정도의 '천민'보다 못한 처우를 받고 계신다고 했다. 마침 그 자리에는 그 정도의 월급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다른 분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그 때만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내가 만약 그 정도의 처우를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었다면 절대로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자기 입장에서 함부로 이야기하고는 후회하곤 한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 분에게 큰 상처를 주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지금도 미안한 마음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평생 월급으로 살아온 사람은 가계에 재정적인 위기를 겪는 경우는 거의 없겠지만, 조기에 퇴직을 하게 되거나 중간에 나와서 사업을 하다가는 크게 실패를 하고 부채를 안고 신불자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재정상태가 극도로 힘들어지기 때문에 가장으로서 무엇이라도 해야하지만 자본이 없는 상태에서 할 것이 마땅찮게 된다. 그래서 택하는 일이 자본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대리운전이나 택시운전인데, 한때 나와 함께 직장에서 근무했던 몇몇 분들도 사업을 하다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재 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분들이 제법 있다. 


근데 이런 분들 앞에서 어떤 성공한 사람이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 하면서, 과거 힘들었을때, "택시 운전이라도 해야 하나?"라고 고민한 적이 있다고 했다면 이것 역시 큰 실수가 되는 말이 된다. 자신이 처했던 입장을 쉽게 설명하려 든 예에 해당하는 말이었겠지만 그 말은 상대를 아프게 하는 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일상에서 늘 주고받는 말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대가 받아들이는 것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조그만 말 실수가 큰 위기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고 또한 조그마한 배려가 상대를 기분 좋게 하고 호감을 갖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주고 받는 말에서 어떤 말은 상대를 배려하는 말이 되어 원활한 소통을 이끌어 내지만, 어떤 말은 상대에게 큰 상처를 주는 것을 보면서 한번 더 생각하고 천천히 말하는 습관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작가의 이전글 책을 읽으면 성장이 되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