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은 안녕하십니까?

측정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

by 이원희

아침마다 스포츠센터에서 운동을 하고 샤워 후 체중계에 몸을 얹는다.

운동을 많이 하고 땀을 많이 흘린 날에는 은근한 기대와 함께 유심히 체중계의 숫자를 들여다 본다.

대체로 예상을 빗나가지 않지만 그렇지 않는 날도 있다. 체중에 따라 하루 기분도 왔다갔다 한다.

당연히 예상보다 적게 나오는 날은 기분이 좋다. 몸이 한결 가벼워진다.

전날 과음하면서 안주를 많이 먹은 다음 날 체중변화가 없는 날이 특히 그렇다.


반면 체중계에 올라가기 싫은 날이 있다.

명절을 보낸 후이거나, 주말과 같은 연휴동안 운동을 못한채 며칠을 보내면서 열량이 많은 음식을 먹었을때다. 이런 경우 여지없이 2, 3키로 불어나 있다. 이렇게 되는 날은 음식조절 결심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이런 날일수록 더 체중계에 올라가야 하는데 올라가기가 싫어진다. 그리고는 막연하게 큰 변화는 없겠지... 라면서 위안하고 지내다가 겉잡을 수 없이 불어난 체중에 직면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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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


현대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피터 드러커 교수님이 한 말이다.

회사의 일도 그렇고 체중을 줄이는 일과 같은 사적인 일도 그렇고 측정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는 말이다. 어떤 일이든 그냥 열심히 해서는 개선하기 어렵다. 나중에 개선되었는지 확인하기도 어렵고, 기준이 없으니 서로의 주장에 대한 합의도 어렵다. 그래서 어떤 일이든 측정방법을 명확히 해두어야 한다.


가령, 고객변심의 숫자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두었다면 고객변심 숫자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그냥 고객변심 숫자를 줄인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열심히 해서는 고객변심 숫자가 늘었는지 줄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열심히 일했다는 것이 측정기준이 되어 버리고 평가하는 사람과 불필요한 에너지로 다투게 된다. 앞에 예를 든 체중 줄이는 목표도 마찬가지다. 체중계로 매일 체중을 측정하지 않고서는 체중을 개선할 수 없다. 그래서 체중을 줄이려고 마음 먹었으면 체중계를 사는 일이 먼저여야 한다.


가정에서 화장실 청소를 하다가 느끼는 점이 있다.

매일 샤워하면서 불을 뿌리고 바닥을 쓸고 해도 몇 주 지나면 묵은 때가 생기기 시작한다. 샤워 후에 분명히 비누거품도 제거하고 물로 한번 뿌려서 청소를 하는데도 때가 쌓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가끔 수세미와 같은 것으로 문질러 닦지 않으면 깨끗한 화장실을 유지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오래동안 방치하다가 한꺼번에 문질러 없애려 해도 처음만큼 깨끗해지지 않고 누런 색깔이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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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관리도 그렇다.

하루라도 방심하면 다시 몸무게가 불어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방치되고 있는 몸의 상태가 미래의 건강모습으로 나타날 것을 생각하면 지금 하루 하루 먹는 음식을 더 주의하고 운동에 게을리 말아야 할텐데, 그게 잘 안된다. 결국, 비만에다 당뇨나 고혈압 같은 치명적인 건강성적표를 받아들고 다시 개선에 들어가는 것이 우리들의 일상 모습인 것 같다. 그러나 누런 때가 잘 벗겨지지 않듯 건강상태도 원상태 회복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그래도 건강관리는 측정하는 수단이 많이 있으니까 괜찮다.

그런나 우리들의 정신건강 관리는 더 어렵다. 측정할 방법이 없으니...

조금만 방심하면 쉽고 편한 쪽으로 마음이 흐른다. 내가 해야하는 쪽이 아니라 하고싶은 쪽으로 자연스럽게 가버리게 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주일마다 그 마음의 때를 벗기 위해서 교회도 가고 절에도 가는 것 아닌가 싶다.


육체적건강, 청소, 정신적건강 모두 조금씩 매일 개선해 나가야 최적의 상태가 유지 될 수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는 늘 문제가 될 때까지 방치하는 경향이 있다. 정신건강의 문제는 문제인지 아닌지도 모른다는데 문제가 있다.


정신건강을 다른 말로 하면 의식성장의 결과가 아닐까?

그렇다면 유일한 정신건강 측정방법은 독서량이 될 것 같다.


측정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

육체적건강 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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