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근육

세지않게 꾸준히 오래 오래...

by 이원희


나는 매일 아침 1시간 이상 운동을 한다.


수영, 조깅, 골프 등의 운동을 거쳐 지금은 헬스장에서 워킹, 웨이트트레이닝과 스트레칭을 적절히 섞어서 한다.

일반적인 남성에 비해 작은 체격과 약한 체력을 가진 나는 이전에는 각종 기구를 사용한 헬스는 특히 무거운 역기와 같은 기구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을 의식해서 그랬다. 그냥 속보로 걷는 운동만 하다가 윗몸일으키기와 같은 서로 비교되지 않는 운동 위주로 하다가 나오곤 했다.


어느 시점에서부터 나는 거의 모든 기구의 운동을 한다. 그것도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남성으로서는 가벼운 중량을 놓고 하더라도 스스럼 없이 한다. 이렇게 하는 것만도 나의의식 수준에는 큰 향상이 된 것이다.


나는 여러 해 동안 헬스장을 다녔지만 개인코치를 통해 직접 헬스를 배운 적은 없다. PT를 하시는 분들이 들으면 섭섭하겠지만, 비용도 만만찮거니와 왠지 그냥 보고 해도 충분할 거라 생각했다. 잘 모르는 운동기구는 어깨너머로 훔쳐보고 대충 따라 하면서 익숙하게 거의 모든 운동기구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는 헬스코치들의 모습을 보면서 눈에 들어오는 점이 있었다. 대부분 코치들은 헬스를 가르칠 때 대상자의 체격에 비해 훨씬 약해 보이는 무게부터 시작할 뿐 아니라 그 가벼운 중량을 들거나 당길때에도 굉장히 천천히 진행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엔 익숙해지게 하려고 그런가 싶었는데 나중에는 다른 뜻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중량은 자신의 체격에 맞춰 조금씩 늘려가겠지만 내가 생각하기보다 더 낮은 무게로 시작하고 그것도 중량을 음미(?)하면서 천천히 반복한다는 것이었다.


반면, 나는 그날 컨디션에 따라 내가 목표로한 반복회수를 마음 속으로 헤아리면서 아주 빠르게 반복하고 어느 정도 힘에 부치면 마무리 하고 다음 기구로 넘어 가는 식으로 운동을 해왔다. 내가 여러 해 동안 헬스운동을 해도 기본적인 유산소 운동의 역할만 했지 나이 들면서 더 필요하다는 근육형성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 운동을 해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천천히 무게를 느끼면서 당기거나 미는 행동을 반복했을때 나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근육이 형성되는 것이지 빠르게 여러 번 힘이 들때까지 반복하고 그만 두는 것은 운동의 느낌은 가질 수 있을 지언정 나의 근육형성에는 도움이 될 수 없었던 것이다.


뭔가 빨리 목표를 채워버리고 마무리 짓고 싶어하는 나의 성격이 운동을 할 때에도 반영된 것 같다. 그렇지만 그렇게 해서는 장기적인 운동성과를 올리기는 힘든 것 같다. 요리를 별로 해보지 않았지만 센 불로 해야할 때와 은근한 불로 장시간 가열해야 할 때가 따로 있는 것과 같이 운동결과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되는것 같다. 소뼈를 고아서 진한 국물을 낸다든다 흰 죽을 만들때와 같이 제대로된 국물과 죽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한 불로 장시간 가열해야 한다. 이처럼 운동을 통해 근육을 만드는 일도 무리하지 않는 중량으로 천천히 장기간 반복할 때 조금씩 원하는 근육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 같다.


이렇게 근육을 키울 운동 생각을 하다가 오늘은 내 생각이 인간관계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나는 순발력이 있다는 평을 듣는 편이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금세 친해지고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기는 하지만 그것이 더 이상의 장기간의 인간관계형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보다 인간관계를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은근한 매력을 갖고 꾸준하고 한결같이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아니었나 싶다. 은근하게 천천히 조금씩 꾸준히 같은 방식으로 다가갈때 사람들의 진정한 관계가 형성되고 그렇게 형성된 인간관계야 말로 쉽사리 허물어지지 않는 공고한 관계로 이르게 되는 것 같다.


사람들의 은근한 매력은 하루 아침에 돈으로 장식한다고 갖춰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내면적으로 더 성장하고 성숙할 때 서서히 조금씩 갖춰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서둘지 않고 진정한 관계를 형성해 간다면 언젠가는 내 몸에 만들어질 근육과 같이 사람들과의 관계 근육도 공고해 질 것이다.


강한 불이 필요할 때도 있고, 강한 힘을 순간적으로 쏟아야할 때도 있고, 순발력으로 순간을 넘겨야 할때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체력과 인간관계는 약하지만 한결같은 세기로 꾸준히 가할때 이루어지는 깨달음을 오늘 운동을 통해 이제사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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