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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희 Nov 02. 2016

결혼비용 절감법

그 노하우는 두 사람에게 맡기는 것


요즘 젊은이들의 결혼비용은 그들의 부모들이 결혼할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높다.


요즘 미혼 남녀들이 결혼이 늦어지고 꺼리는 이유 중에는 이러한 비용도 한 몫 할 것이다. 다행이 부모가 살 집이라도 마련해 준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대학비용 조차도 빚을 지고 있는 상당수의 사회 초년병이라면 결혼에 따른 비용은 만만찮은 것임에 틀림없다. 두 사람의 사랑 만으로 결혼했다는 부모세대의 얘기들은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릴 것이다.


2016년 우리나라 결혼 평균비용은 신랑 1억 7천, 신부는 1억 정도로 합쳐서 2.7억이 든다고 한다. 그 중 집 장만 하는데 1.9억이고 나머지가 결혼비용인데 약 8천만원이 드는 셈이다. 이렇게 많이 드는 비용 가운데 '결혼'이라는 인륜지대사란 명분 아래 들지 않아도 들 비용도 발생한다. 그 근본적인 원인을 들여다 보면 양가의 체면과 결혼업체의 부추김이 맞물려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알다시피 양가가 상견례를 하고 결혼하기로 한 뒤부터는 뭉터기 돈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일생에 한 번인 결혼식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결혼 관련 업체상인들의 말에 따라 금액 수준이 자꾸 올라간다. 게다가 상대방 가정과 연결되는 부분인 경우는 서로의 체면과 자존심 경쟁으로 예산과는 무관하게 최고의 것들로 선정되기 마련이다.


양가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 경쟁은 예물 패물이 오가는 시점 절정에 이른다. 서로 지지 않을 정도의 예를 갖추기 위해 단가가 자꾸 올라가게 되어 있다. 이 가운데 갈등이 일어나게 되고 어떤 경우는 파혼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전형적으로 서로의 자존심 때문에 본질을 놓치게 되는 경우다. 본질은 두 자녀의 결혼인데 부수적인 껍데기 싸움에 본질이 휘말린 것이다. 그래서 본질이 훼손되고 망가지는 것이다. 결국 극단적이 파혼에 이르거나 엄청난 상처가 남는 결혼식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결혼비용 절감 기본 원칙은 결혼할 당사자 두 사람이 중심이 되어 결혼절차를 진행하게 하는 것이다. 양가 부모가 자녀에게 제공할 비용을 미리 지급한 뒤 가능하면 모든 결혼 절차를 두 사람이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하고 절차 중간에 도와줄 부분이나 상의할 부분이 있으면 얘기하라고 한다. (아는 분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법 상으로 자녀에게 지원할 수 있는 금액 한도는 5천만 원이다. 그 이상은 증여세를 부담해야 한다) 어쨌든 몇 푼이라도 부모가 자녀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자녀는 감사해야할 것이다.


좀 시시하게 느껴지겠지만 이것이 결혼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노하우의 전부다.


알다시피, 남의 돈을 쓸 때나 수고없이 생긴 돈을 쓸 때 씀씀이가 헤퍼진다. 회사 돈을 쓸 때도 그렇고 어떤 친구가 한 턱을 낼때도 그렇다. 내 돈이 들지 않으니 편한 마음으로 때로는 당장 필요하지 않는 것에도 돈을 쓰게 된다. 선물할 때도 그렇다. 선물할 때 드는 돈은 내가 시장에서 직접 물건을 고르며 깍을 때 자세와는 완전 다른 자세가 된다.

 결혼 상대가 해주는 선물이라면 반드시 그 속에 체면문화가 개입되어 단가가 높아지게 된다. 결국 결혼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은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돈을 쓰는 것처럼 만들어 주면 되는 것이다.





양가에서 자녀에게 지원해 줄 수 있는 비용을 두 자녀에게 미리 제공하고 결혼식 전체 과정을 두 자녀에 맡겨 버리는 것은 미래를 위한 준비를 미리 하게 하는 것이다. 두 사람은 자기 재산이 된 돈을 가지고 결혼 전반의 비용을 사용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두 사람은 최대한 절약해서 결혼비용을 사용하게 된다. 일생에 '한번 밖에 없는 결혼'이라는 전제로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평생 살아야 할 결혼'의 전제로 돈을 쓰게 되는 것이다. 비용이 절감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해서 돈을 쓰게 되면 여러가지 좋은 점이 많다.
결혼 때 입을 옷을 결혼하는 자녀들이 사준다. 부모와 형제의 옷을 자녀이 결혼 기념으로 선물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주는 옷인데 부모와 형제들이 비싸면서 행사에 한번 사용하고 마는 비 실용적인 옷을 살 수 없다. 실용적이면서도 가격이 착한 옷을 고르게 되어 있다. 부모가 결혼을 주관해서 지불하는 예복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의미도 있고, 비용도 절감될 것이다.  


쓸데없는 돈을 쓰지 않는 장점도 있다. 결혼식을 전제로 돈을 쓰고 상대방의 눈치를 보고 돈을 쓰게 되면 커플 매니저의 부추김에 과도한 돈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불필요한 이벤트나 항목에 불필요한 돈을 자꾸 쓰게 되는데 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필요한 돈도 실용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예비 부부가 미리 확보하여 쓰는 돈이기 때문에 안 쓰면 자신의 재산이 되는 돈이다. 그래서 실용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꼭 필요한 곳에만 절약해서 사용한다. 미리 예비부부로서 살림살이 연습을 하게 되는 셈이다.


그리고 돈을 쓰면서 양가가 갈등할 일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예비부부의 합의 하에 예패물도 을 생략할 수도 있고,  상견례 장소에서 부터, 결혼식장 선정, 날자 선정 등 모든 절차를 예비부부들이 정하기 때문에 양가가 갈등할 일이 없다. 그리고 해당 절차에 따르는 비용도 예비부부가 지출하기 때문에 더욱 양가에서 결혼비용으로 갈등할 일이 없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굳이 양가 상견례를 비롯한 모임 장소를 호텔과 같은 비싼 곳에서 할 이유가 없다.


결혼비용 절감법, 미리 결혼 비용을 예비부부에게 주고 결혼 절차를 맡겨 두는 방법이다.그러면, 부모는 초대할 손님에만 집중할 수 있고 양가 간의 갈등의 소지도 없앨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결혼비용절감 노하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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