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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희 Mar 15. 2017

그들의 행동이 이해된다...

결국은 돈과 권력이 연결되어 있다.

(인터넷검색이미지 - 성결신학연구소)



한참 오래된 사건이지만 맹목적인 신앙이 유발한 '휴거 소동'이란게 있었다. 휴거란 '하나님께서 이 땅 가운데 오셔서 함께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말한다. 1992년 10월 28일. 나는 당시 종교가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들의 행동을 보면서 정말로 10월 28일이 되어 휴거가 되면 어떻게 될까란 걱정보다는 대다수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휴거가 일어나지 않으면 저 집단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하는 것을 궁금해 하며 지켜 보았다.


당시 광신도들은 하늘로 올라가기 쉽게 몸무게도 줄이고 가산도 처분하고 그 장소에 모여들어 그들의 지도자와 함께 기도했다. 그들 입장에서는 곧 휴거가 될텐데 재산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들이 밤을 새며 기도를 하면서 10월 28일을 맞게 되었을때 휴거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그 당시 종교 지도자에게 속았다고 욕을 하거나 자신의 행동이 창피해서 급히 그 자리를 떠나버렸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똘똘 뭉쳐 기도하면서 자신들이 그 만큼 기도했기 때문에 휴거를 면한 거고 일정이 바뀌었다고 합리화 하면서 이전처럼 함께 행동을 했다.

인터넷검색자료


심리학에서는 이런 형상을 '인지부조화'이론으로 설명한다. 인지 부조화란 사람들이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인지나 견해가 있으면 사람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불쾌하게 되는데, 그 결과 불쾌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어느 한 쪽을 바꾸려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믿어온 것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나타나게 되었을때 불편하게 되고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자신의 생각을 바꿈으로써 편안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당사자가 아닌 바깥 시각에서 보면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관성의 법칙'이라는 것도 있다. 사람들은 일단 어떤 입장을 취하게 되면, 그 결정된 입장에 대한 '일관성'이라는 심리적 압력이 생겨, 지금까지 행동해 온 것과 일관되게 혹은 일관되게 보이도록 행동하려는 법칙을 말한다. 그래서 자신이 이전에 했던 말이나 행동을 환경이 달라졌다 하더라고 계속 유지하려는 특성이 있는 것이다. 명확히 자신이 틀렸더라도 그런 태도가 나타난다. 자신이 소개한 음식점이 참석한 대부분이 맛이 없고 비싸서 불만이라 하더라도 자신은 그 음식점의 장점을 찾으려 끝까지 노력하는 것이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인터넷검색 이미지


사람에 대한 맹신적인(본인들은 맹신적이라 하지 않는다). 믿음에서 비롯되는 이러한 법칙은 종교 뿐 아니라 정치세계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 같다. 사람들은 자기가 믿어온 사람이 어느 순간 이전까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하더라도, 마치 광신도들이 자신들이 믿어온 것들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을 때와 비슷한 행동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장 뿌리치고 떠나버릴것 같은데 말도 안되는 논리로 그를 방어하며 보호하는 행동을 취한다. 이것을 지금껏 자신이 모셔 온 사람에 대한 의리 때문이라고 변명하기도 한다. 그런 사람이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대다수는 자기자신의 이익 때문에 그렇게 행동한다.


그런데 내가 그 입장이 되더라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자신이 믿었던 사람을 외면하는 것 자체가 자신을 부정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멍청한 사람이요' 라고 공표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더 자신이 따랐던 사람에게 좋든 싫든 매달리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행동은 그 사람의 지적 수준과는 무관한 것 같다. 현재 그 분 옆에서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어마무시할 정도의 사람들이란 것을 알게 된다. 학력으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국내 최고의 배경을 가진 엘리트들이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되었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이성적인 사고로 행동한다면 자기 스스로도  용납 못할 행동을 하고 있는 셈일 것이다. 자기가 따랐던 사람이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고 논리적으로도 계속 어긋나는 말을 하고 혼자 의사결정할 능력이 없어 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결정하는 사람으로 드러났다면 당장 외면해버려야할 사람인데 오히려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자신이 바보가 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게 살아남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인터넷검색 이미지


더군다나 자신의 돈과 권력구조와 연결이 되어있는 상태를 가정해 보면 그들의 행동이 더 쉽게 이해가 된다. 솔직히 자신이 따랐던 사람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는 그 사람 자체보다는 그 사람과 연결되는  돈과 권력이라는 신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그들의 행동이 이해가 된다. 그들은 아마도, "시간이 걸릴 지 모르지만... 반드시 휴거(진실)는 올 것이다"를 믿는 광신자들과 같은 사람으로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서로 이해관계가 맞고 '이용가치'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바보처럼 보이는 행동을 한다. 시간이 지나면 대중 속에서 현재의 문제된 모습은 잊혀지고 새로운 세력이 됨으로써 자신들의 '먹이사슬'이 재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불쌍한 사람은  아무 혜택도 누리지 못하면서 막무가내로 종교같이 그들을 따르는 사람이다. 심지어 바보로 드러난 그 사람을 위한답시고 죽은 사람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닌 허무한 죽음을 당한 것이다. 마치 광신도들의 떼죽음이 연상된다.


이들은 마치 자신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인 양 사명감에 그런 행동을 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나라를 구한다는 심정으로 생계까지 내팽개치고 그런 행동을 하기도 한다. 내 고향 친구 한 사람은 4년 전 대선에서 나라를 구한다는 심정(빨갱이에게 나라를 넘기지 않겠다는 '신념'이라고 했다)으로 잠자고 있는 아내까지 깨워서 이번에 탄핵당한 대통령에 투표했다고 한다.


이런 책이 있다.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토마스 프랭크란 사람이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에 투표하는 서민들의 행태를 보고 쓴 글이다. 핵심은 돈이다. 자본과 종교 언론이 결합되어 여론을 그들이 부자들이 유리한 쪽으로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서민들은 먹고 살기 바빠서 그들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 표를 던지는 것이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이 부자증세에 반대하고 사회복지 예산을 줄이고자 하는 부자에게 투표하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다음 표가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검색자료. 2013.7.15 동서리서치자료


                                          


'이용가치' 때문에 머물러 있는 호위무사에게 그들은 철저히 이용당하는 사람들인 셈이다. 그래서 그들이 제일 불쌍하고 안타깝다. 아마, 그들은 나를 불쌍하게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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