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우울한 내 마음 보여주며 투정부리다
문득 당신의 지쳐하는 듯한 표정에서
당신의 예전 모습이 떠올랐다.
앞에서 울고 있는 나를 두고
시계를 자꾸만 확인하던,
나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그 행동.
그때의 느낌과 같다고 느껴진 것은 왜일까.
분명 그때 서툴게 나에게 상처주던 너와는 다를텐데.
다 연기처럼 흩어진 기억인 줄만 알았건만
그저 나의 깊은 곳에 숨겨뒀던 것뿐이었던 걸까.
버텨내기 위해서.
예전일은 예전일 뿐이다. 그렇게 치부하고
당신을 바라보기만하면 괜찮을 줄 알았다.
하지만 당신을 바라볼때마다,
싸움이 일어날때마다 나도 모르게
갑작스레 밀려와버리는 그때의 기억.
나를 모질게 내치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 다는 듯
행동하여 나에게 못박혀버린
그 아픈 기억들.
그래서 더아팠다. 나를 급습해버린 그 기억때문에.
아플 준비라도 되어 있었다면
덜 아팠을걸.
넌 항상 나를 그렇게 급격한 아픔으로 집어삼켜버린다.
아무리 관계를 개선하려 해도
이 아픔들이 자꾸만 내 발목을 잡아 끈다.
한 번 깨져버린 관계는 정말 유리접시가 깨지듯
다시 이어붙일 수 없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