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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눈 Apr 30. 2018

유리접시

깨지어버린 우리

너에게 우울한 내 마음 보여주며 투정부리다

문득 당신의 지쳐하는 듯한 표정에서 
당신의 예전 모습이 떠올랐다.


앞에서 울고 있는 나를 두고
시계를 자꾸만 확인하던,  
나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행동.


그때의 느낌과 같다고 느껴진 것은 왜일까.

분명 그때 서툴게 나에게 상처주던 너와는 다를텐데.

다 연기처럼 흩어진 기억인 줄만 알았건만

그저 나의 깊은 곳에 숨겨뒀던 것뿐이었던 걸까. 
버텨내기 위해서.


예전일은 예전일 뿐이다. 그렇게 치부하고
당신을 바라보기만하면 괜찮을 줄 알았다.


하지만 당신을 바라볼때마다,
싸움이 일어날때마다 나도 모르게
갑작스레 밀려와버리는 그때의 기억.

나를 모질게 내치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 다는 듯
행동하여 나에게 못박혀버린
그 아픈 기억들.


그래서 더아팠다. 나를 급습해버린 그 기억때문에.

아플 준비라도 되어 있었다면
덜 아팠을걸.


넌 항상 나를 그렇게 급격한 아픔으로 집어삼켜버린다.



아무리 관계를 개선하려 해도
이 아픔들이 자꾸만 내 발목을 잡아 끈다.

한 번 깨져버린 관계는 정말 유리접시가 깨지듯
다시 이어붙일 수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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