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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눈 Jul 11. 2018

나는 너에게만큼은 유독 작아진다.

벌레보다 못한 크기의 나

자그마한 벌레조차도

빛에 비추어지면 크게 느껴지는 법인데

내 아픔들은, 나의 온 마음을 다해 비추어봐도

너에게는 크게 느껴지지 않은 것인가.


나는 너에게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그저 너의 일상들이 궁금해,
여느 연인들이 그러듯
연락 한자락이나마 남겨주길 바란 것이었고

너는 나의 일상들이 궁금해,

가끔 나에게 관심가져주는 너의 말 한마디나마,

전화통화 한 번이나마 바란 것이었고.


그로 인해 너의 사랑이 담긴 말들을 보고서

한 번이나마 행복이 마음에 차고 넘쳐
귀여운듯 남 모르게 피식 웃어보는 것을

바란 것 뿐이었고.


그런 나의 자그마한 바람들이 너에겐 부담이었다면

나는 연인사이에서의 너에게
도대체 무엇을 바라야 하는 것인가.


이런 바람들은 그렇게도 커다랗게 느껴진다면서


나의 이 아픈 마음들은
너에게 벌레만치도 못한 크기 였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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