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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눈 Jul 26. 2018

사랑했어요

이제는 나를 모질게 떠나는 그대지만.

내 귀를 간지럽도록 달콤하게 만들어주던

당신의 자장가가 좋았어요.


내가 잠이 오지 않는다며

그대의 자장가가 듣고 싶다고 졸라댈때마다

피곤할텐데도 불평 한 마디 않고서

나른나른한 목소리로 자장가를 불러주었죠.

내가 잠이 들 때까지

끊이지 않게 들려오던 그대의 목소리는

나를 너무도 포근하게 만들어주었어요.

그 어떤 폭신한 침대도, 배게도

나에겐 필요없었죠.

그대의 사랑스러운 자장가가

나를 폭신하게도 감싸안았으니까요.


이제는 그대의 목소리 대신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가수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잠에 드네요.

실력이야 당연히 그들이 월등히 뛰어날테지만

나의 마음을 따스히 안아주던 것은

다름아닌 그대의 목소리였어요.


그립네요. 그대의 그 자장가 소리.

나를 위해 부끄러움 마다하고
용기내어 불러주던

그 노랫소리.


마지막엔 꼭, 잠든 나를 확인하고서

사랑한다고 말해주던.

잠든 척하며

그대의 그 사랑을 온 몸으로 받던

그 때의 우리가 너무도 그립네요.


사랑했어요.

이제는 나에게 더 잘해줄 자신이 없다며

나를 무참히 떠나려는 그대지만.


그대가 그리도 모질게 떠나던 그 날,

그 날엔 세상 다 무너진 듯

굵은 눈물방울들을 쏟아내었지만

지금은 인연이 아닌 것을 붙잡고서

더 힘들고 싶진 않네요.


나, 그대가 아닌 더 좋은 사람을 만나

또 다른 행복을 찾아 마음이 조금은 편해요.


그러니 이제는 그대,

내 눈 앞에 나타나지 말아주세요.

그대가 먼저 놓아버린 내 손을 다시 잡고 싶다며,
내가 그립다며 전화를 하는 등,

그런 이기적인 행동도 하지 말아주세요.

우리 첫 번째 이별했던 그 날처럼

내 집 앞에 찾아와

이번엔 정말 자신있다며 믿어달라는

아직 사랑한다는

그런 내 마음 흔들게 하는 말도 하지 말아주세요.


이제 당신에게서, 그 아픔들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그러니 나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면, 나를 배려한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의 세상에 그 발을 들여놓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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