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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눈 Oct 31. 2018

하루 끝

소소한 당신의 위로가 되어드릴게요

아무것도 잘하는게 없어요 난.

누군가를 위로하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나부터 제대로 된게 없는 사람인데 누굴 위로하고 사랑하면서 안아줄까요.

난 내가 사는 것부터가 엉망인 사람이라 누굴 위할 여유따위 남아있지않아요. 어딘가가 항상 모자라고 결핍되어 있는 사람이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상처받고, 여기저기에 나쁜사람 타이틀로 알려지고, 남겨져있는 나는

그 차가운 눈초리들을 숨쉬는 것만큼 쉽게 넘기지 못하고 미련하게도 그 비수들을 곱씹으며

이렇게 항상 침묵으로 눈물을 삼키곤해요.

누군가에게 안겨 눈물 한 방울이라도 떨굴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 넓은 세상엔 이렇게 복잡한 날 말없이 안아줄 사람 하나 없는 것만 같아 오늘도 숨쉬는 것조차 버겁네요.

이런 버거운 하루하루를 당신도 꾸역꾸역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뱉으며 살아가고 있겠죠.

세상은 사실 알고보면 아름답다는데, 당신만 그 아름다움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인 것 같은마냥.

이런 삶을 살다보면 소소하고 자그마한 것들이 나에겐 큰 위로가, 조그마한 행복이 되더라구요.

나만큼이나 행복하지 않은 당신에게, 그 소소한 행복이 되어주고 싶네요.

위로조차 할 수 없을만큼 망가진 '나'이지만, 나의 아픔을 드러내어 당신의 아픔과 교감하고 싶어요.

힘들지만 그럼에도 열심히 버티라는 그 말들은 가끔,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도 하죠. 난 그저 당신의 비탄했던 하루를 끄집어내어 눈물 흘릴 수 있는 편안한 하루를 선물하고 싶네요.

눈물 흘리세요. 오늘 너무도 힘들었다며 짜증을 내고 울부짖어도 괜찮아요.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만 하냐면서 한탄해도 괜찮아요. 맥주 한 캔을 들이키고서 마른 안주 하나를 입에 집어넣고 조금 더 솔직한 한탄을 해보세요. 그렇게 힘들었던 오늘 하루를 눈물로 흘려보내주세요.

더 나은 내일이 올거라곤 아무도 장담하진 못하지만

그렇게라도 당신 마음속에 쌓여있던, 잠궈져있던 아픔들을

내뱉으세요.

오늘 하루 끝을, 조금이나마 편안하게 장식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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