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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눈 Dec 12. 2018

어떻게 해서든 너를 참아내보겠다.

너를 사랑하지 않도록 노력해보겠다.

어떻게 해서든 너를 참아내보겠다.

부르튼 입술을 깨물어 피가 흐르는 한이 있더라도

너를 어떻게든 삼켜내보겠다.


너의 집쪽으로 향하는 버스를 보고서 떠오르는

-추위에 덜덜 떨면서도, 졸음 가득한 하품을 수시로 해대면서도, 너를 보러간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설렘으로 가득찬 마음을 안고서 그 버스에 올라타던-
내 모습을 어떻게든 외면해보겠다.


너의 동네 이름을 보고서 떠오르는

-너의 집에서 야식을 함께하곤 했던, 가끔은 술을 곁들여 약간은 붕 떠 있는 기분으로 입을 맞추곤 했던,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고서 진지한 사랑을 속삭이곤 했던- 우리의 모습을 어떻게든 지워내보겠다.


어떻게든 참아내보려해도
네가 자꾸만 내 속을 헤집고 나올 땐,
맥주 한캔을 급하게 들이키고서
이별노래를 주구장틀어대며 혼자 울음을 토해내겠다.


혹시 너도 나를 꾸역꾸역 삼켜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착각하지는 않겠다.

너를 운명이라 착각했던 그 순간처럼 후에 나에게 남는 것은 후회 뿐일테니.

너에게 한 번 더 속아 넘어가 너의 곁에 머무른다면,

너의 무미건조한 그 눈빛을 사랑이라 애써 착각하며
혼자 너를 열심히 붙잡던
그때의 어리석은 나로 돌아가게될테니.


아프고 싶지 않다. 널 사랑하지만 사랑하고 싶지 않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너를 사랑하고 싶지 않다.

더 이상은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이유
 나에게서 억지로 찾아내고 싶지 않다.


그러니 나는, 네가 나의 속에 꽉 차서
터지고 넘쳐흐르더라도


어떻게든 너를 저 깊이 삼켜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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