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자면, 질린 것은 사실이다.
나에게 너무 익숙해져
나를 방치해두는 너의 모습에.
예전 너에게는
혹시나 당장이라도 나를 찾아와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라도 있었지만
지금의 너에게는 아무런 기대도 없어졌다.
어차피 나보다는 다른 것들이 중요한 너란 걸 깨달았으니.
기대가 없으면 실망이 덜한 법.
그렇게 기대가 사라지고 실망이 덜해지고,
서운한 것이 없어지는 관계는
더 이상 이어질 수가 없음을 많이 겪어보았다.
그렇지만 그 많은 경험들을 겪어보았더라도
또다시 되풀이되는 것이 괜찮다는 건 아니었다.
처음과 다를 바 없이 아픈 정도는 비등하기 때문에.
끊어내는 방법을 조금은 더 알게 되었을 뿐, 아무렇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에.
그때의 너는 할 일을 다 제쳐두고서라도
나를 옆에 두고 싶어 하고
나를 우선으로 두었었는데.
왜 이제는 너는 나를 어떻게든 제쳐두고
나와 함께하는 것들이 아닌
나와 떨어진 채로 해야 하는 것들을
찾아가는 기분인 걸까.
왜 지금 나는 혼자가 되어버린 기분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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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가 이렇게 꽉 막혀있는 채로
갇혀있어야 하는 걸까
왜 나는 항상 너만을 기다려야 하는 거지.
너는 결국 내 소중함을 모두 잊어버렸고
내가 언제든 네 곁에 머물러 있을 거라고
제멋대로 자부하고 있음을 확신한다.
나 역시도 이제야 자부한다.
이러한 방치 속 외로움이 지속된다면 나는
언제든 너를 떠날 자신이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