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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눈 May 03. 2019

당신에게 묻는 것일까, 나 자신에게 묻는 것일까.

망가진 사랑으로 인해 바닥 쳐 버린 자존감

정말 딱 한 가지, 한 가지만 묻고 싶습니다.

나는 진정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까?

그렇기 때문에 당신은 그리 나를 매정하게 떠나셨던 겁니까?


당신이 그렇게 나를 외면한 이후,

나란 사람이 못나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싶어

새로운 누군가에게 급하게 안기었습니다.

아니, 사실은 당신이 없는 빈자리가

나를 많이 아리게 하였다는 걸

인정하기 싫었던 것이 맞겠습니다.


그렇게 그 새로운 누군가는

나에게 모든 것을 바치겠노라 맹세했습니다.

심장이라도 내어줄 것 같던 그 달콤한 거짓.

당신 역시도 처음 나를 바라보았을 때 내뱉었던

그 흐려진 연기 같은 말들.


믿지 않았습니다.

 말에 또 속아버린다면 버려질 것은 결국

그에게 내놓은 내 마음일 것을 알기에.


하지만 어리석게도

당신을 잊게 해 줄 만큼 사랑스러운 그에게

나는 다시 한번 '기대'라는 것을 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는 다를지도 모른다는,

이번 사랑만큼은 특별할지도,

나를 이 반복되는 나락으로부터 구제해줄지도 모른다는

그런 철부지 아이 같은 기대.


그래서 나는 이리 또 버려집니다.

당신을 잊고자 급하게 삼켜버린 이 사랑에게서.


모든 것이 당신으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당신으로 인해 낮아진 자존감,

그것이 이 사랑에게  내 모든 것을 의지하게 했습니다.

모조리 당신 탓입니다.


그러니 답해주세요.


나는 진정으로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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