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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눈 May 30. 2021

꽃 같은 인생

무한 루트를 반복

살아가다 보면 그런 날들이 있다.
삶에 찌들어 모든 것이 고되고
모든 사고방식을 멈춘 채로
그냥 그 자리에서

잠들어버리고만 싶은
그런 날들.


그런 날들 속에서도

어쩌다 괜찮은 날들이 있고
또 어쩌다 유독 너무도 힘이 들어
주저앉아 울어버리고만 싶은 마음들을
삼켜야 하는 날들이 있다.



괜찮은 날들도 사실
괜찮아서 괜찮은 날들이 아닌
평소보단 마음이 조금 덜 무거운 날일 뿐이다.

참 아이러니 한 건, 유독 힘들게 느껴지는 날은
괜찮다 괜찮다고 혼자서 되뇌는 날들이 쌓여가다가 한번 훅 튀어 오르는 그런 날이기에
사실 나는 괜찮은 날이 전혀 없던 것임이 분명하다.




그럼 난 도대체 언제쯤 괜찮아지는 날이

오는 것이지?

괜찮다 괜찮다 하며 참다 보면

정말 괜찮아지는 날이 오기 마련이라는데.

모두 다 개소리다.

3월이 지나면 조금은 더 나아지겠지,

4월이 지나면, 5월이 지나면...
그러다가 5월이 다 지나간

지금에서야 깨닫는다.
전혀 나아지는 건 없구나.


내 삶은 여전히 × 같이 힘들고

여기저기에 치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6월은 조금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며 살아갈 궁리를 하고 있는 걸 보니 참..
삶의 고뇌는 인간의 평생 과제라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지독한 회의감에 빠진 채로.
씨발 그럼 난 왜 사는 거지? 답은 간단하다.

죽지 못해 사는 거다. 정말 그 이유 하나밖에 없다. 맛있는 걸 먹으면 잠깐 행복하고

재밌는 걸 하면 잠깐 즐겁고.

그래서 다 무슨 소용인가?

그 순간만 즐거우면 인생이

행복한 인생이 되는 것인가?

그 순간, 소소한 행복을 위해서라도 사는 거라고? 진짜 그런 개소리가 있을 수 없다.
나는 그따위 소소한 행복으로

인생을 만족할 수 없다.

그렇다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지

전혀. 전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꾹 눌러담아두었던 이 개같은 마음,

서러움에 북받쳐 울음을 터뜨리고선
괜찮을 거야 괜찮을 거다, 를 반복하는 수밖에.
× 같은 인생의 굴레. 언제쯤 끝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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