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내리는 눈꽃이 너무 예뻐서
지난봄 이미 떨어진 벚꽃을 모조리 잊었다 했었는데
그때 그건 거짓말이었다
꽃잎이 떨어진 자리에도 향기는 남는다던데
모조리 잊어버리기엔 눈꽃이 너무 빨리 녹아버렸어
이번 봄은 온 줄도 모르게 꽃이 벌써 다 지고 말았다
이제야 너도 내게서 지는가 떨어진 자리에 얼굴을 파묻어 봐도 어찌 된 영문인지 향기가 나질 않는구나
보지도 못한 꽃이 이미 다 지고 없더라
그때 우리가 피었던 적이 있었는지
그조차도 이제는 가물가물하다
딱히 슬프지도 않다는 게
너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