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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요일의남자 Apr 16. 2020

花無十日紅

그때는 내리는 눈꽃이 너무 예뻐서

지난봄 이미 떨어진 벚꽃을 모조리 잊었다 했었는데

그때 그건 거짓말이었다


꽃잎이 떨어진 자리에도 향기는 남는다던데

모조리 잊어버리기엔 눈꽃이 너무 빨리 녹아버렸어


이번 봄은 온 줄도 모르게 꽃이 벌써 다 지고 말았다

이제야 너도 내게서 지는가 떨어진 자리에 얼굴을 파묻어 봐도 어찌 된 영문인지 향기가 나질 않는구나


보지도 못한 꽃이 이미 다 지고 없더라

그때 우리가 피었던 적이 있었는지

그조차도 이제는 가물가물하다

딱히 슬프지도 않다는 게

너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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