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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자상으로 본 돼지의 어원

1.1.1. 문자상으로 본 돼지의 어원
❍ 한자에서 돼지를 뜻하는 글자를 찾아보면 豕(돼지 시), 豚(돼지 돈), 猪(돼지저), 彘(돼지 체) 외에도 여러 자가 있다. 이 중 갑골문에서 보면 豕(돼지 시), 豚(돼지 돈), 彘(돼지 체) 세자가 있다.
❍ 豕자는 돼지를 나타내는 글자로,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에 의해 가정에서 키우던 동물 중 하나로, 지금은 猪자로 흔히 쓰인다. 갑골문에서 豕자는 큰 입, 짧은 다리, 둥근 배, 아래로 향한 꼬리를 가지고 있는 형태를 나타낸다. 고대에는 豕자와 猪자 사이에 구별이 있었는데, 전자는 완전히 성장한 돼지를, 그리고 후자는 새끼 돼지를 의미한다. 본래 집에서 기르는 돼지를 나타낸다(그림 2-1). 


자료 : 중국학 위키백과 돼지 시‘豕’, (http://chinesewiki.uos.ac.kr/wiki/index.php/%E8%B1%95)
[그림 2-] 돼지를 나타내는 시(豕)

자료 : 중국학 위키백과 돼지 시‘豕’, (http://chinesewiki.uos.ac.kr/wiki/index.php/%E8%B1%95)
❍ 彘(돼지 체)는 살(화살) 또는 살(나무오리나 가는 쇠)이 돼지의 몸통을 꿰거나 꽂은 모습이 대부분이고 살(화살)이 돼지의 배 쪽이나 등 쪽에 꽂혀있는 모습도 있다. 
❍ 彘(돼지 체)의 갑골문이 돼지의 몸통에 살(화살) 또는 살(나무오리나 가는 쇠)로써 지다. (꿰거나 꽂는다)를 그려 낸 것은 살 및 지다와 동음이의어인 (돼지의) 살과 지다 (찌다)를 표현함으로써 살찐 돼지 내지는 돼지의 살 (고기)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彘 (돼지 체)는 살찐 돼지 또는 돼지살코기가 본래의 뜻으로 해석된다(그림 2-2). 갑골문은 우리문화재/말과 어원, “돼지 체(彘)의 갑골문과 살찐돼지 또는 돼지살코기”, (https://blog.naver.com/lecheva/221469110550)
 돼지 몸에 화살이 꽂혀있으므로 집돼지가 아니라 멧돼지로 보인다. 박재복, “우리나라 양돈문화에 관한 연구”, 건국대학교 농축대학원, 1996.
 


자료 : 중국학 위키백과, 갑골문‘魯’, (http://chinesewiki.uos.ac.kr/wiki/index.php/%E9%AD%AF)
[그림 2-] 돼지 체(彘)의 변천 과정

자료 : 중국학 위키백과, 집가‘家’, (http://chinesewiki.uos.ac.kr/wiki/index.php/%E5%AE%B6)


❍ 家(집가)자는 갑골문에서 등으로 나타나 있는데 家가 사람이 사는 집을 뜻하는 것에 대해서 여러 설이 있으나 아직 수긍할만한 학설을 찾아보지 못하였다(그림 2-3). 역사가 오랜 가축(개, 소, 말, 닭, 양, 돼지) 중에서 사람이 사는 집면(宀)에 하필이면 돼지 시(豕)의 형상을 더 하여 만든 이유는 인류가 주거 생활을 하는데 인류를 괴롭히는 동물 중에 파충류가 있었다. 독사는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이므로 뱀의 천적인 돼지를 발견하게 되었고 특히 잠자는 시간에 안심하기 위해서는 주거처 아래에 돼지를 길러서 뱀의 접근을 막았으니 돼지우리가 집안에 들어선 까닭이다. 과거 우리나라 제주도와 영남, 호남 오지의 뒷간 아래에 돼지를 기른 풍속이 있었으나 실은 사람이 사는 곳에 돼지를 길렀던 고대풍속의 연장이라고 본다.  박재복, “우리나라 양돈문화에 관한 연구, 건국대학교 농축대학원”, 1996.


[그림 2-] 돼지 시(豕)에서 파생된 집 가(家)



❍ 한자 중 가장 많이 쓰여 온 것을 연대별로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는 먼저 箸(돼지 저)자는 豬(돼지 저)의 속자로서 고구려 시대 때 저가(猪加)로부터 계산하면 조선 시대 말까지는 물론 현재까지도 전라남도지방에서 돼지 새끼를 아저(兒猪) 또는 일부에서 돼지고기를 저육(猪肉) 등으로 부르고 있어서 가장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그 생명이 지속 되어 오고 있는 셈이다. 
❍ 豚(돼지 돈)과 彘(돼지 체)는 孟子(맹자) “닭과 돼지 그리고 개를 기르는 데 있어서 그때를 잃지 않으면 칠십 노인이 고기를 먹을 수 있을 것이다.”(雞豚狗彘之畜 勿失機時 七十者可以食肉矣)라고 하는 데서 볼 수 있는데 이 경우의 豚(돼지 돈)은 새끼돼지 彘(돼지 체)는 어미돼지를 뜻한 것으로 문장구성상의 편의만으로 뜻이 같은 글자를 겸용한 것 같지는 않다. 이렇게 쓰여온 글자가 우리나라에 한문이 들어오고 또 유교가 들어와서 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 시대 말까지는 주로 돼지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猜字 (시자)를 사용하고 豚字(돈자)를 사용한 흔적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 다음으로 豕字(시자)는 같은 돼지의 일반명으로 郊豕(교시)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삼국시대에 주로 사용되다가 그 후 점차 쇠퇴하여 간 것 같다. 彘字(체자) 역시 돼지류의 총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화되지 않았다. 그 밖의 亥(돼지해)는 육갑에 돼지를 뜻하는 글자로 사용되어 온 것처럼 역학적인 용어로서 많이 사용되었고 豨(멧돼지 희) 貕 (새끼돼지 해) 등도 돼지 전체를 지칭하는 글자이지만 거의 사용된 일이 없다. 그러나 서양어에서처럼 돼지의 조건에 따라 여러 가지의 표현하는 글자가 수없이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들이 거의 사용되지 않고 猪 (돼지 저) 혹은 豚(돼지 돈) 등의 글자에 형용사적인 글자를 덧붙여 자돈(仔豚, 子豚 새끼돼지), 빈돈(牝豚 어미돼지), 모돈(牡豚 아빠돼지) 등과 같은 용어를 만들어 쓰고 있다. 강면희, “한국 축산 수의사연구”, 향문사, 1994,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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