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겨울, 꿈 : 12

by 헬리오스


안개

겨울, 꿈 : 12



안개는 건물 사이를 흐르고

사람들은 서로를 보지 못한 채

하루를 시작한다.

도시는 천천히 숨을 쉬지만

사람들은 그 호흡을 기다리지 않고

자기만의 속도로 걸어간다.


커피 향은 먼저 퍼지는데

대화는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고,

신호등 앞에 선 얼굴들에는

머무름보다 서두름이 먼저 묻어난다.

서로의 얼굴은 이렇게 가까운데

마음은 아직 도착하지 못한채,

각자의 방향만이

차갑게 스치는 체온속에 희미하게 겹쳐 지나간다.


나는 유리창에 비친

조금 흐릿한 내 얼굴을 본다.

어제의 나도 아니고

오늘의 나도 아닌,

그 시간사이에 잠시 머문 표정.


아침은 늘 말한다.

외로움은 밤에 오는 것이 아니라

아침의 사람들 속에서 더 또렷해진다고.


안개가 걷히면

도시는 다시 선명해지겠지만,

내 마음은

아직 흐린 채로

출근길에 섞인다.


회색 안개의 아침 도시는

밤보다 더 오래,

더 깊이,

사람을 혼자 남긴다.


#안개 #도시 #커피 #출근 #회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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