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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노래 VI

침묵

by 헬리오스

침묵


길었던 하루의 끝에 찾아온 침묵은

날카로운 칼날처럼 모든 것을 갈라내고

나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는 단순하면서도 무거운 힘이다.


분주했던 시간들의 소음이 물러간 뒤의 침묵은

강렬한 선율 사이의 쉼표처럼

모든 소리와 감정을 그 안에서 온전히 드러낸다.


격정 뒤에 남은 침묵은

뜨겁게 타오른 불길이 꺼진 후의 재처럼

뜨거운 숨결의 잔열이 여전히 살아있다.


지금 텅 빈 공기 속의 이 정적을,

이 무거운 공기를 견디며,

이렇게 우리는 침묵속을 견뎌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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