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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노래 VII

먼 길

by 헬리오스

먼 길


집 밖이 제일 멀다

한 걸음이 제일 무겁다


문 앞에서 바람은 머뭇대고

천근의 생각이 발을 묶고,

거리는 내 마음속에서 자란다.


숨은 문지방에 걸리고,

발길은 이곳에 머물러

나를 바깥으로 밀어내지 못한다.


멈칫, 멈칫,

그 한 걸음이 전부인데,

그림자마저 뒤로 물러선다.


세상은 문 밖에 있으나,

나는 여전히 안쪽에서 헤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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