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 3
막 피어나려던 꽃망울이
차가운 눈을 품고 숨을 죽인다.
겨울이 닫힌 문틈으로 돌아오고
봄은 멈칫, 한 걸음 뒤로 물러선다.
손끝에서 스며들 듯하던 따스함,
입술에 닿을 듯하던 온기,
모두 다시 하얗게 묻혀버렸다.
피어날까, 아니면 다시 기다릴까.
결심 없는 시간 속에
꽃과 내 마음은
서투르게 머문다.
음악과 글, 그리고 여행을 통해 나는 또 다른 세상을 바라보고, 나 자신을 다시 읽어보려 합니다. 기억이 물들인 시간과 나의 공간 속의 단상들을 천천히, 조용히 풀어놓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