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霧)는 물(物)이 되지 못하고...
"무진 Mujin 10km" 이렇게 소설은 시작한다.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은 뚜렷이 존재했고 사람들을 둘러쌌고 먼 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 놓았다. 안개"
그렇다. 안개(무(霧))는 물(水)이나 물(物)이 되지 못한다.
사랑의 눈빛(물(水))은 여기에 있는데 안갯속에 보이지 않고 헤매고 만다..
사랑의 몸짓은 물(物)이다.
그러나 물(水)은 무(霧) 속에서 보이지 않게 사랑(물(物))을 떼어놓는다.
덜컹거리는 버스 속에서 "당신은 무진읍을 떠나고 있습니다 "라는 팻말이 보인다.
무(霧)를 떠나니 물(水)이 되어 물(物)이 보인다.
사랑이 보인다.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탕웨이의 사랑은 물(物)이 되지 못하여 물(水)이 되었고
그녀는 겹겹이 파도가 쌓인 바다로 가 물(水)이 되어 버렸다.
사랑은 무(霧)고 무(無)다.
해준과 서래가 만나던 날 비가 내렸다.
서래는 말한다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나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되었네”
우리는 현실에서 사랑을 하지 못한다.
안갯속에서 사랑을 보지 못하고 헤맬 뿐이다.
무(霧)는 물(物)이 되지 못하고
물(水)이 되어 무(無)가 되어 버렸네.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것 때문에 믿으려는 자와 믿지 못하는 자가 되어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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