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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걸다.

20240509/목/맑음

by 정썰
#놀이터 #그네 #바람 #햇살 #나무 #꽃 #하늘


어휴 눈부셔. 좋은 아침!

키다 더 자란 거 같다. 어제보다 더 큰 거 같아.

피곤했구나. 그래 좀 더 자~

아침부터 심심했어? 부지런도 하지~


눈부신 5월의 햇살에게

길가, 푸르른 키 큰 나무에게

아직 꿈꾸는 화단의 봄 꽃들에게

놀이터 그네를 흔들고 노는 산들바람에게

건네는


아침인사.


속으로 말해도

온 세상에 다 퍼질 거 같아


오지랖 높은 하늘이 뭉게 귀를 쫑긋.


- 아침에 걷다, 말을 걸다 -


아침 운동 마치고 돌아오는 길. 엘리베이터를 피해 계단으로, 지하주차장을 피해 단지사이 뚫린 길로 운동하고 돌아오는 길. 팔다리가 짧은 운동복에 가는 길은 살짝 추웠다. 정신이 번쩍 든다. 흠뻑 땀 흘리고 나오는 길은 같은 길인데 다르다. 이 신선함. 행복이다. 등교하는 꼬맹이들의 재잘거림까지 자연이다. 흥 오른 아재의 감성, 시심이란 게 터져 버렸다. 짧은 산책이 만든 시 한 편. 더도 말고 덜도 말고 5월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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