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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썰 May 26. 2024

게미피케이션(Gamification)

20240526/일/맑음

#게임 #멘홀 #산책로 #오락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게임의 요소와 작동 원리를 비게임의 영역에 적용하는 것.

성장, 미션, 보상, 랭킹, 경쟁, 협력, 점수 등이 게임의 요소와 작동 원리라고 한다. 사람은 재미를 추구하니까.


게임하면 어릴 적 친구들과 하던 브루마블부터 시작해서 사촌형 따라 처음 갔던 오락실의 방구차, 동킹콩, 뽀빠이, 제비우스, 갤러그, 보글보글, 테트리스 등이 떠오른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던 중독성. 결국 엄마 외투 주머니에서 동전을 몰래 꺼내 간 적도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대학시절부터는 게임에 별 관심이 없었다. 친구들 사이 열풍처럼 번졌던 스타크래프트도 한 번 해본 적 없고, 식사나 음주 후 단골 메뉴인 당구도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골프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 이유 중에 내기문화도 일조한 걸 보면, 승부욕이 없어서 일 수도 있다. 그런 내가 유일하게 몇 년째 꾸준히 하는 게임이 하나 있다. 캔디크러시. 15502판째. 복잡한 게임보다는 이런 류의 단순한 게임을 좋아한다. 사탕을 깨뜨리는 일은 종종 삶의 지혜와 교훈을 주기도 한다. 게임 기획자의 의도가 보이는가 하면 그 의도를 공략해서 어려운 티어를 깨고 나면 힐링도 된다. 집중력 관련 책을 쓴 저자가 관련주제 전문가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대학교수님도 이 게임을 한다고 했다. 저자가 이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은 집중력 전문가도 집중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거였다. 게임의 폐해가 인구에 회자되는 시대를 살고 있지만 적당한 게임은 삶의 윤활유다.


습관처럼 하고 싶은 달리기와 점심시간 부모산 파워워킹에도 게임 요소가 녹아있다.

무심천변을 달릴 때 진행방향 화살표가 보이면 꼭 밟고 지난다. 순방향 화살표를 밟는 순간 5~10m 정도 쭈욱 앞으로 나가는 부스터라 생각한다. 아들 녀석 어릴 적 함께 하던 마리오 카트가 생각난다. 부모산을 돌아 내려오는 길에도 곳곳에 산재한 맨홀 뚜껑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한자 ‘水‘가 쓰여 있거나 상수도 뚜껑만 밟아 본다. ’오수‘나 하수도 뚜껑은 피한다. 유치하게만 보일지 모르지만 멘털 측면에 도움을 준다.(진짜다)


주말이 지났다. 본사 영업팀에서 주말 목표를 주고 선착순으로 추가 보상을 주는 게임을 걸었다. 확실히 게임에 약한가 보다.

‘GAME OVER’가 ’실패‘나 ’끝‘이 아니라 ’다시‘나 ’도전‘이라고 해석했다는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또 내일을 기다린다. 캔디 하트도 하나가 찼다. 15503판 도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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