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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썰 May 25. 2024

Zero

20240525/토/흐리다 맑음

#제로 #ZERO #0 #빵

0/7…. 0.

’ 영‘이라고도 읽는다. ‘Zero’, ‘O’, ’공‘, ’빵‘이라고도 한다. 어떤 친구는 ’떡‘이라고도 했는데 주로 구기종목 게임에서 자기편이 크게 이기고 있을 때 사용했다. 몇 점 차부터 쓰기 시작했는지 정해진 바도, 정확한 기억도 없는데 아무튼 ‘일 대 영’, ‘이 대 영’이 어느 순간 ‘8 대 떡’, ‘9대 떡’으로 옮겨가곤 했다. 희한한 건 같은 점수 차인데 ‘영’보다 ‘떡’이 더 수치스럽고 약이 바짝 오르게 했다. 더 보편적인 표현은 ’빵‘이었는데, 확실한 건 ’떡‘이 ’빵‘보다 기분 나빴다. (이것도 문화사대주의인가?)


됐고. 새 해 첫 주부터 주 3일 이상 운동을 계획하고 실천했다. 3/7 이상은 1, 그 미만은 0이라고 정하고 시작했는데 최대 6/7, 최소 2/7를 해왔다. 2/7는 세 번. 그 주에는 여행이나 장거리 일정이 있었다. 내 정의상 ‘0’을 세 번 찍었지만 운동을 내리 쉰 건 아니었다.  드.디.어.

이번 주는 찐 ‘0’이다.(일요일을 주의 시작으로 정하고 있다.) 감정을 실어 표현하자면 ’빵’ 아니, ‘떡’이다.

지난주 토요일 밤에 10km를 달리고 이틀 정도를 쉬었다. 쉬는 김에 피곤해서 하루 더. ‘수,목,금’이나 ‘목,금,토’ 3일 운동은 일상적인 패턴이다. 수요일 서산 일정으로 ‘목, 금, 토’를 노렸다. 그리고 목요일 아침에 왼쪽 발가락 1,2,3번 부상이 발생했다. 이번 주 끝.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결과가 생기면 가열찬 자기반성과 내면의 공개비판이 뒤따랐다. 생각해 보면 운동을 못한 거보다 몸에 더 안 좋은 일이었다. ‘임기추상(臨己秋霜)‘의 안 좋은 예. 그럴 수도 있지. 다음 주부터 다시 시작하면 되지. 아 피곤하다. 자야겠다. 그래도 영어회화는 184일째 불꽃을 YUJI 하고 있고, 아직 보랏빛과 부기가 덜 빠진 왼발을 부추겨 점심에 부모산 코스도 돌았다. 오늘밤은 떡실신할 거 같다. 눈이 감긴다.


아차차… 교훈 하나. 내일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계획대로 되는 건 어쩌면 기적적인 일. 오늘을 살자.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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