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8/월/흐림
너에게 전화를 하려다 수화기를 놓았네
잠시 잊고 있었나 봐 이미 그곳에는 넌 있지 않은걸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
바쁜 하루를 보내고, 또 하루를 다 살아낸 시간. 이제야. 어제가 그의 기일이었구나.
찐 팬이 아니었다. 오히려 얼토당토않은 질투심이 있었다는 생각이다. 그의 발언을 얼핏 얼핏 들으면서 멋있어 보이려는 꾸밈으로 생각했다. 젊은 시절, 그 나이에 그런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게 허세나 과장으로 느꼈던 거다. 사회에 대한 비판보다는 순종에 길들여 커 온 내가 그의 언어를 이해할 수 없었던 거다. 중년을 넘겨 생각해 보니 그의 깊이와 쿨함과 고민이 조금 이해가 된다. 그가 떠난 후에도 세상은 온갖 부조리와 부정과 부패로 엉켜 돌아가는데 바른말해줄 사람, 약자의 편에서 객관적?으로 대변해 줄 사람이 하나 줄었다는 상실감을 자주 느끼는 거다. 아니 하나가 줄어든 게 아니다. 그의 존재는 하나였지만 그가 차지한 지분은 거대했다. 영향력 없는 내 투덜거림은 주류에 속해 타인의 삶까지 망치려는 자들에게 들릴 리 없고, 난 그냥 정치병 말기쯤의 필부(匹夫). 가수인 그 보다 논객, 혹은 방송인으로서의 그를 더 그리워하고 있는 거다. 그래도 그의 노래들은 '툭' 치면 '툭' 나온다. 안타깝고 또 아쉽다.
마왕의 기일을 맞아 추모의 글을 쓰려다 하루를 묵혀 참회의 글이 되어버렸다.
…
마지막 작별의 순간에 너의 눈 속에 담긴
내게 듣고 싶어 한 그 말을 난 알고 있었어 말하진 못했지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너에게 내 불안한 미래를 함께하자고 말하긴 미안했기에
내게로 돌아올 너를 또다시 혼자이게 하지는 않을 거야
내 품에 안기어 눈을 감을 때 너를 지켜줄 거야
언제까지나 너를 기다려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만남의 기쁨도 헤어짐의 슬픔도
긴 시간을 스쳐가는 순간인 것을 영원히 함께할 내일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기다림도 기쁨이 되어
너에게 내 불안한 미래를 함께하자고 말하긴 미안했기에
내게로 돌아올 너를 또다시 혼자이게 하지는 않을 거야
내 품에 안기어 눈을 감을 때 너를 지켜줄 거야
언제까지나 너를 기다려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만남의 기쁨도 헤어짐의 슬픔도
긴 시간을 스쳐가는 순간인 것을 영원히 함께할 내일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기다림도 기쁨이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