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0/화/맑음
설거지. 왠지 서울거지 줄임말 같아서 설겆이가 맞을 거 같다. 머릿속에 설겆이로 남은 건 어릴 적엔 이렇게 썼던 거 같다. 아무튼 설겆이는 옛 표현. 표준어는 설거지.
최근 명확해진 내 집안일 임무는 설거지와 분리배출이다. 이 시간쯤 되면 거의 매일 이런 고민을 한다. 저녁 먹은 식기도구들을 지금 닦을 것인가, 내일 아침 생길 것들과 함께 해치울 것인가. 늘 후자를 선택한다. 고민은 왜 하는지.
어마어마한 설거지 거리가 싱크대 안에 그득하다. 놔뒀다 내일 해도 될, 그런 상황이 아닌 거 같은데… 마음이 급하다. 썩은 내가 진동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이거 다시 여기다 음식을 담아 내밀까 무섭다.
안 되겠다. 설거지하고 자야겠다. 별 걸 다 걱정하고 민감해야 하는 시대. 피곤하다. 광장에 나갔던 우리 국민들, 젊은 친구들은 얼마나 피곤할까. 빨리 끝내자, 설거지. 그리고 재활용 안 되는 썩은 정치인들 빨리 내다 버리자. 잘 분리해서.
아…. 내가 엄청 중요한 일을 맡았구나. 아내가 그래서 내게 맡겼구나. 새삼.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