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9/수/가끔 눈
새해를 향하여
임영조
다시 받는다
서설처럼 차고 빛부신
희망의 백지 한 장
누구나 공평하게 새로 받는다
이 순백의 반듯한 여백 위에
무엇이든 시작하면 잘될 것 같아
가슴 설레는 시험지 한 장
절대로 여벌은 없다
나는 또 무엇부터 적을까?
소학교 운동회날 억지로
스타트 라인에 선 아이처럼
도무지 난감하고 두렵다
이번만은 기필코......
인생에 대하여
행복에 대하여
건강에 대하여
몇 번씩 고쳐 쓰는 답안지
그러나 정답은 없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재수인가? 삼수인가?
아니면 영원한 미지수(未知修)인가?
문득 내 나이가 무겁다
창문 밖 늙은 감나무 위엔
새 조끼를 입고 온 까치 한 쌍
까작까작 안부를 묻는다, 내내
소식 없던 친구의 연하장처럼
근하신년! 해피 뉴 이어!
시인의 마음이 내 마음. 새해 첫날. 딱 내 맘 같은 시 한 편 찾았다. 직접 쓰면 좋으련만 내내 멀기만 하다. 빌려 쓴다.
깔쌈한 시 한 편 쓰고 죽어야 쓰겄다.
영생을 얻는 것보다 그게 나을지 모르겄다.
제목은 ‘욕심’으로 할까? 시 좀 쓰는 한 해가 되었으면…